네덜란드 "성매수자를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 도입하라"

입력
수정2019.04.10. 오후 5:46
기사원문
양소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청원에 4만2000명 서명
"매춘은 불평등의 원인이자 결과"
매춘 여성들 "우리 이익과 어긋나" 반발
【암스테르담=AP/뉴시스】 지난달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관광을 제한한 네덜란드에서 이번엔 성 매수자만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의 도입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4만2000명이 서명한 이번 청원은 의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3월 암스테르담 홍등가 앞을 지나는 관광객들의 모습. 2019.04.10.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관광을 제한한 네덜란드에서 이번엔 성 매수자를 처벌하는 '노르딕 모델'의 도입을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4만2000명이 서명한 이번 청원은 의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BBC는 9일(현지시간) 매춘을 공식 허용하고 있는 네덜란드에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새로운 운동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나는 소중하다(Ik ben onbetaalbaar)'는 이름의 캠페인을 진행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지지를 표하고 나섰다.

인스타그램에는 "당신의 누이라면 어땠을까?" "매춘은 성불평등의 원인이자 결과다"는 글귀를 적은 이들의 사진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나는 자발적 성노동자다. 나 같은 이들도 다수다. 이번 캠페인은 매춘 시장을 위협한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노르딕 모델'이란 성매매가 이뤄졌을 경우 매수자만을 처벌하는 제도다.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등이 이같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반면 네덜란드는 성인 간의 동의에 이뤄진 성매매는 모두 합법으로 간주한다.

'나는 소중하다' 캠페인을 이끄는 운동가들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청원에서 "네덜란드의 성 산업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으며 착취적이다. 네덜란드는 스웨덴과 같은 곳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르딕 모델이 도입된 나라는 성매매를 하는 사람의 수가 줄었으며 성매매에 이용당하는 이들의 수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청원을 이끈 '익스포즈 운동(Exxpose movement)'의 설립자 사라 루스는 "네덜란드에는 성매수자를 기소에서 제외하는 안전한 정책이 있다. 성을 파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이 잘못되고 있다. 인신매매가 너무 많이 자행되고 있으며, 암스테르담은 값싼 성에 대한 높은 수요로 인해 가장 취약한 곳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 여성 가운데 다른 직장을 구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그들은 다른 기술을 익히기 위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 노동자 단체 '프라우드'는 이번 청원이 입법으로 이어질 경우 성매매 여성들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청원은 성노동자들의 이익이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되면 불법 성매매가 늘어난다. 우리는 더 큰 폭력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법무부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청원을 계기로 인신매매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고 성매매에서 벗어나려는 여성들을 돕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계획은 논의를 거쳐 올해 말 네덜란드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sound@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채널 구독하기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