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높인 와인에 홈술족 화답"…와인 수입량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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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14. 오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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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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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워라밸 확산에 수입맥주 증가율 육박
대형마트, 가성비 와인 활용해 고객 유치
고객이 와인 코너에서 내츄럴 와인을 보고 있는 모습 © 뉴스1(롯데쇼핑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 30대 회사원 이진수씨(가명)는 퇴근 후 아내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와인 한 잔을 곁들여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아예 집 근처 백화점 와인 코너 직원을 통해 할인 행사 정보를 받아 6병 이상 구매해 배송을 받기도 한다. 이씨는 "와인은 가볍게 마시기 좋고 할인 행사를 이용하면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며 "종류가 많아 골라 마시는 재미도 한몫한다"라고 말했다.

52시간제 시행,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트렌드가 확산하고 비교적 저렴하고 맛 좋은 '가성비' 와인이 늘어나면서 와인 수입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1억8980만달러(2252억원)였던 와인 수입액은 지난해 2억4400만달러(2894억원)로 29% 증가했다. 올해에도 1월부터 8월까지 수입액이 1억7218만달러(204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늘었다.

이는 국내 주류 출고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현실과 비교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주류 전체 출고량(수입분 제외)은 지난해 355만1000㎘였다. 2016년 368만㎘를 기록한 이래 3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닐슨코리아'가 올해 발표한 '국내 가구 주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연간 주류 구매량은 2017년 대비 17% 상승했다. 결국 수입맥주와 와인을 즐기는 수요가 늘면서 구매량 자체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와인 수입 증가율은 맥주 수입 증가율에 육박하고 있다. 실제로 맥주 수입 증가율은 2016년 28%, 2017년 45%으로 급증하다 지난해 17.7%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에 비해 와인 수입 증가율은 2016년 1%에 불과했으나 2017년 9.7%, 지난해 16.2%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이처럼 와인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은 와인을 선별, 대량으로 수입하는 유통업체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격이 비싸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바꾸는데도 성공하면서 와인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가장 선봉에 선 업계는 대형마트다. 이마트는 수입 맥주 가격에 가까운 4900원짜리 와인을 선보이고 대규모 할인 행사인 '와인장터'를 열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실시하는 와인장터에서는 1만원 이하 초저가 와인을 25만병 준비했다. 전년 대비 무려 4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롯데마트는 소용량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연 2회 여는 와인 페스티벌에서 2900원짜리 375㎖ 용량의 '비치노 로소'를 선보였다.

대형 주류 업체들도 와인 애호가들을 겨냥해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수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주류는 최근 세 달 동안 미국산 컬트 와인 '오린 스위프트'(Orin Swift), 'E&J갤로'의 캐주얼 와인 '칼로로시'(Carlo Rossi), 호주 대표 부티크 와이너리 '킬리카눈'(Killikanoon)의 중고가 와인 4종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도 최근 이탈리아산 로제와인 '메디치 에르메테, 페르멘토', 프랑스 '제라르 베르트랑 꼬뜨 로즈', 록스타 존 본조비와 제라르 베르트랑(Gerard Bertrand)이 합작해 만든 '햄튼워터'(Hampton Water) 등 로제 와인 브랜드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업계는 와인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 트렌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문화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비에 큰돈을 쓰길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와인의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일반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와인 판매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가성비 좋은 와인은 온라인으로 떠났던 소비자들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은 특별한 기분을 내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나 독한 술이 부담스러운 중장년층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며 "가격대를 낮추면서도 와인의 종류를 늘려 선택의 폭이 넓어지다 보니 소비자의 만족도 역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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