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시한부… 국회는 '타다'를 멈춰 세웠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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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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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6일 본회의에서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타다는 1년 6개월 간의 유예기간 이후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은 여객자동차 운송 플랫폼 사업을 제도화하는 내용으로, 타다처럼 렌터카를 활용한 운송 업체들이 플랫폼 운송 면허를 받아 기여금을 내고 택시총량제를 따르면 영업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4일 법안을 의결한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이번 개정안이 타다의 제도권 영업을 가능하게 한 사실상의 ‘타다 허용법’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정법은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일 때만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타다는 관광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짧게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조항을 적용하면 사실상 서비스가 불가능해진다.

이재웅 쏘카 대표. 뉴스1
타다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는 이날 여객자동차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법안은 타다 같은 혁신적 영업들의 진출이 막히는 법안”이라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이야기와 달리 혁신을 금하는 법이다.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쏘카의 이 대표와 타다 운영사인 VCNC 박재욱 대표에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국회는 관련 법 개정에 나섰다. 미래통합당은 해당 법안에 찬성 당론을 정했고 민주당은 당론으로까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의원총회 등을 통해 사실상 표 단속에 나섰다. 표결에 앞서 의원들의 찬반 토론이 이뤄졌다. 민주통합의원모임의 채이배 의원은 “서울과 일부 경기도에서 타다를 이용하는 170만명의 시민이 왜 택시보다 비싼 타다를 이용하겠느냐”며 “그것은 바로 타다가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타다를 1심 법원도 합법이라고 판결했는데 국회가 나서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한다”며 법 개정에 반대했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이 개정안은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법이자 택시 혁신 촉진법이고 구산업과 신산업의 상생법”이라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결국 개정안은 찬성 168명, 반대 8명, 기권 9명으로 통과됐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6회국회(임시회) 제9차 본회의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됐다. 뉴시스
택시업계는 법 통과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항은 법안 통과 직후 입장문을 내고 “여객법 개정을 환영한다”며 “타다를 기획하고 택시기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이재웅 대표는 즉시 사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등도 지난 4일 타다 금지법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성명을 내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타다를 제외한 카카오모빌리티·KST모빌리티·벅시·벅시부산·코나투스·위모빌리티·티원모빌리티 등 7개 모빌리티업체도 그동안 “여객법 개정안은 타다를 포함한 각계각층이 함께 도출해낸 법안”이라며 법안 처리를 촉구해왔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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