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 장벽, 1센치로 낮췄다” 더 세진 K좀비로 돌아온 ‘킹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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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06. 오후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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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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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시즌 2 공개 앞둔 넷플릭스 ‘킹덤’
“무엇 상상하든 그 이상, 떡밥 대수거”
13일 공개를 앞둔 ‘킹덤’ 시즌 2. 왕세자 이창 역의 주지훈. [사진 넷플릭스]
“음악에 방탄소년단(BTS), 영화엔 ‘기생충’이 있다면, 스트리밍에는 ‘킹덤’이 있다. ‘킹덤’이 전 세계를 다시 한번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5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킹덤’ 시즌 2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류승룡이 밝힌 포부다. 영의정 조학주 역을 맡은 류승룡은 “시즌 1이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시즌 2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해 1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넷플릭스의 한국 첫 오리지널 드라마로 190여 개국에 공개돼 ‘K좀비’ 열풍을 이끈 자신감의 발로다. 지난해엔 국내외 300여개 매체가 제작발표회에 참석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였으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5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킹덤’ 시즌 2 제작발표회. 왼쪽부터 전석호, 김성규, 류승룡, 배두나, 주지훈, 김혜준, 김상호 배우. [사진 넷플릭스]
오는 13일 오후 4시 공개되는 시즌 2를 두고 김은희 작가는 “피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피를 탐하는 ‘생사역(의문의 역병에 거린 병자)’ 무리와 핏줄ㆍ혈통을 탐하는 양반들의 상반된 세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 1이 15~16세기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방대한 킹덤의 세계관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단계로 ‘진입’한다는 얘기다.

“시즌 1 배고픔 잇는 피에 관한 이야기”
드라마 ‘싸인’(2011) ‘유령’(2012) ‘시그널’(2016) 등으로 장르물 대가 반열에 오른 김은희 작가가 시즌 1에서 뿌린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도 관심사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70분씩 16부작으로 구성된 한국 드라마로 치면 시즌 1은 3부 절반 정도 온 것”이라고 밝힌 터였다. 김 작가가 “떡밥은 대수거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자, 류승룡은 “분리수거까지 깔끔하게 끝내고, 더 놀라운 떡밥을 깔아놓는다”고 거들었다.

13일 공개를 앞둔 ‘킹덤’ 시즌 2. 영의정 조학주 역의 류승룡. [사진 넷플릭스]
배우들은 스포일러를 우려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역병의 근원을 파헤치는 왕세자 이창 역을 맡은 주지훈은 “쫓기는 자에서 쫓는 자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의녀 서비 역의 배두나는 “더욱 똑똑해졌다. 역병을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즌 2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전 역의 김혜준은 “어린 나이에 국모가 되어 조선을 차지하겠다는 욕망이 가득한 역할이다. 핏줄과 왕자에 대한 집착으로 아버지인 조학주마저 상상하지 못하는 음모를 꾸민다”고 설명했다. 시즌 2는 전지현의 출연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 작가는 “너무 어울릴 만한 배역이 있어 제안하게 됐다. 박병은ㆍ김태훈 배우도 새롭게 합류했다. 각각 어떤 캐릭터인지는 시즌 2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공개를 앞둔 ‘킹덤’ 시즌 2. 의녀 서비 역의 배두나. [사진 넷플릭스]
시즌 1(6부작)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에 이어 시즌 2(6부작) 2회부터는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영화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 등을 만든 김 감독이 장르 영화에 강점이 있다면, ‘모비딕’(2011) ‘특별시민’(2017) 등을 만든 박 감독은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데 능하다. 박 감독은 “김성훈 감독님이 조금 긴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서 합류하게 됐다”며 “그동안의 내 작품들과 결이 다르기도 하고 사극도 처음이라 고민했지만 너무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터널’을 함께 한 배두나의 제안으로 처음 드라마에 도전했던 김 감독은 “분량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 작품 본질에 집중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다양한 감독의 개성과 특성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금만 되면 시즌 3…10까지 하고 싶다”
13일 공개를 앞둔 ‘킹덤’ 시즌 2. 중전 역의 김혜준. [사진 넷플릭스]
미국 뉴욕타임스 선정 ‘2019 최고의 인터내셔널 TV 쇼 톱 10’에 꼽혔던 한국형 좀비가 어떻게 진화할른지도 관심사다. 시즌 1 말미에 등장한 “햇빛이 아니라 온도였어”라는 대사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밤에는 맹렬하게 인간을 공격하던 좀비 떼가 아침이 되면 빛을 피해 몸을 숨긴다 여겼지만, 온도에 반응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어떤 특성이 발휘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부러 날씨가 따뜻해진 3월로 공개 시기를 결정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은희 작가는 “대본을 쓰다 보면 그런 전략을 세울 여유는 없다”고 답했다. 시즌 3을 염두에 두고 전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그건 입금이 돼야 가능한 얘기”라며 “시즌 2가 잘 되면 더 커진 세계관의 시즌 3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시즌 10까지는 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2011년 프로젝트에 착수해 방송용 표현 수위를 놓고 고민하던 김 작가는 2014년 ‘신의 나라’라는 웹툰으로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갓 인기 예상 못해, 이번엔 대나무 갓”
‘킹덤’ 시즌 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은희 작가, 박인제 감독, 김성훈 감독. [사진 넷플릭스]
이들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가장 한국적인 좀비 이야기”이다. 김 작가는 “사농공상 계급이 확실한 시기의 사회 시대상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런 면에서 해외에서도 더 궁금해하고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2에 새롭게 합류한 채경화 의상감독은 “한복, 갓 등 한국 의복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했다. 시즌 2에서는 대나무 갓과 방한용 모자 등 새로운 소품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행궁을 모티브로 한 문경새재의 진지, 경복궁 수로를 참고한 상주의 하수로 등 공간 구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박인제 감독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선조들이 구현한 건축미를 새삼 느꼈다”며 “시즌 1에서 갓이나 장신구가 큰 호응을 얻은 만큼, 시즌 2는 장소에 매료돼 한국으로 관광을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을 패러디한 발언도 등장했다. 김성훈 감독은 “어떤 훌륭하신 분이 자막에 대해 ‘1인치의 장벽’이라고 얘기했는데, 우리는 그 장벽을 ‘1센치’로 낮췄다”며 “자막이 부담되는 분은 더빙 버전으로 보시고, 자막을 견딜 수 있다면 배우 본연의 목소리를 통해 연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즌 1을 27개 언어 자막과 12개 언어 더빙을 제공한 넷플릭스 측은 시즌 2는 자막과 더빙을 각각 30개, 13개 언어로 늘릴 예정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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