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바라카지역에 짓고 있는 한국형 원전의 장기정비계약(LTMA)을 한 국가에 단독으로 맡기지 않고 여러 나라에 하도급 방식으로 나눠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등 ‘팀코리아’에 최장 60년짜리 정비·수리를 맡기는 게 불안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26일 “UAE의 원전 운영회사인 나와(Nawah) 측이 정비를 직접 맡은 뒤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개국에 하도급 형태로 물량을 나눠주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한국에 유리한 경쟁입찰 방식을 아예 포기한 건 아니지만 UAE가 여러 대안을 찾는 건 우리에게 불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LTMA는 앞으로 10~15년간 원전의 정비·수리를 책임지는 사업으로, 계약액은 2조~3조원 규모다. 첫 계약을 따면 원전 수명기간(60년) 동안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나와 측은 팀코리아와 수의계약을 논의하다가 2017년 돌연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꾼 데 이어 LTMA 확정도 뚜렷한 이유 없이 늦추고 있다. 이번 수주전엔 팀코리아 외에 미국 얼라이드파워, 영국 두산밥콕이 참여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