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최초 사장교 이어 최대 교량까지 대림산업 작품[세계로 뻗어가는 건설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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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이 템부롱대교 건설 현장
동서로 나뉘어진 무아라~템부롱
3~4시간 돌아가던 곳 20분으로
직접 설계한 특수기중기 사용해
한장씩 올리던 상판 두장 한번에
작업효율 끌어올리고 비용 절감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갈라진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는 총 길이 30km에 이르는 템부롱대교. 대림산업은 중국업체와 수주경쟁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내고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특수기중기를 사용하는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공법을 개발해 한꺼번에 상판 2개씩 올리는 방식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3월 11일 동남아 3개국 순방 첫 일정으로 브루나이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브루나이 최대 교량을 짓는 현장을 찾았다. 대림산업이 짓는 템부롱대교.

대한민국의 기술력과 브루나이의 신뢰를 상징하는 건설현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한국 건설업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신남방 지역 건설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기술로 승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의 나라' 브루나이. 국토의 규모는 제주도의 2배 남짓하지만 '검은황금' 원유 덕에 국민들은 세금 없이 무상교육의 혜택을 누리는 축복받은 땅이다. 60세부터 연금을 받고 1인당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7만7000달러로 한국의 약 2배 수준이다.

이 기회의 땅에서 한국 건설사인 대림산업이 동-서로 나뉜 국토를 있는 부루나이 최대의 해상교량을 완공했다. 예전에는 템부롱 지역에서 무아라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차로 3~4시간, 해상으로 2시간 가까이 걸리던 것이 20분으로 좁혀진 것이다.

■가장 비싼 금액 내고도 수주

대림산업은 지난 2015년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는 총 길이 30km에 이르는 템부롱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총 사업비가 2조원에 달한 거대한 사업으로, 대림산업은 템부롱대교의 핵심인 해상교량과 사장교 구간을 수주했다. 총 수주금액은 약 75000억원.

대림산업은 가장 어려운 난공사 구간을 맡았지만 지난해 말 공사를 무사히 완공했다. 하지만 중국이 수주한 구간의 건설이 늦어지며 해를 넘겨 최근 전구간이 마무리 됐다.

템부롱대교는 웅장한 규모에 압도된다. 총 30km의 길이에 해상에 지어지는 해상교 부분만 14.5km다. 이는 국내 인천대교와 비슷한 규모로 해상교량은 모두 대림산업이 시공했다. 사장교를 지지하는 주탑은 A자 형태로 우수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대림산업은 날씨의 변화가 심한 해상에서 진행된 무척 까다로운 프로젝트를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이런 기술력은 수주 과정에서부터 빛을 발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업체가 1~3위를 차지했지만 가장 높은 공사비를 써낸 4번째 대림산업이 결국은 수주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세계 첫 특수기중기 사용

대림산업은 발주처가 강조한 공기단축에 대해서 특수공법과 차별화된 설계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템부롱대교 건설에 적용된 가장 특징적인 기술은 특수기중기를 사용하는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공법이다. 이 장비는 교각 위에 상판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림의 장비는 규모부터 다르다.

기존의 장비가 800t짜리 상판을 하나씩 올리는 수준이었다면 대림의 장비는 최대 1700t까지 한꺼번에 2개씩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상판 2개를 한 번에 들어서 교각 위에 올리는 방식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법으로 발주처가 요구한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한 고민이 만들어낸 새로운 공법이었다.

새로운 장비는 대림산업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설계해서 유럽 건설기계 제작사에 의뢰해 탄생했다. 기존 장비보다 4배 이상 능률이 높아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로써 공사금액 또한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

브루나이 전역을 연결하는 템부롱 대교가 들어서며 브루나이만은 국제물류항으로 변모하게 될 전망이다.

■브루나이 미래를 연결

현재 세계 특수교량시장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가격보다는 기술력 그리고 대한민국 건설회사에 대한 브루나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중국업체와의 경쟁 끝에 수주를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대림산업이 브루나이 최대 프로젝트인 템부롱대교를 수주한 배경에는 현지 최초의 사장교인 리파스대교가 있었다.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시를 가로지르는 브루나이의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이 다리를 대림산업이 완벽하게 건설해 브루나이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드는 등 이슬람문화를 설계에 과감히 반영해 발주처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현장 관계자는 "석유 자원 외에 발전 동력이 없었던 브루나이에 템부롱 다리가 지어지면 동과 서,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될 것"이라며 "현재 동부 템부롱 지역은 인구 1만명에, 정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림산업은 현재 총 36개 나라에서 6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완수했다"며 "터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차낙칼레대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특수교량 분야에서는 한국이, 그리고 대림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밝혔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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