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생명·화재가 지분 0.42% 블록딜 매각…주가 5만원 하회
삼성전자 주가가 삼성생명의 보유지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추진 소식에 5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오는 31일 장 시작 전 삼성전자 주식 2700만주(지분율 0.42%)를 블록딜로 매각한다.

30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00원(3.51%) 내린 4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주가는 지난 18일 이후 처음으로 5만원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이날 오전장까지 5만원선을 지켰으나 오후 들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보유지분 일부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외국인과 기관 매물이 대거 출회되며 주가 발목을 잡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455만5000주, 370만3000주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개인은 818만1000주를 순매수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오는 31일 장 시작 전 보유지분 중 2700만주를 블록딜로 내다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계획에 따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주식 2298만3552주를 블록딜로 처분한다고 이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1조1376억원(30일 종가 기준)으로 추산된다. 처분 후 소유주식수는 5억815만7148주(지분 7.92%)다.

또한 삼성화재 역시 삼성전자 주식 401만6448주를 블록딜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처분예정금액은 1988억원 규모다. 처분 후 소유주식수는 8880만2052주(1.38%)다.

현재 금산법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금융사들은 10%가 넘는 비금융 회사 지분을 가질 수 없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8.27%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1.45%를 더하면 9.72%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의 지분율은 10.45%까지 오를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주식을 처분한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