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격투기 선수’인 브라이언 오르테가가 랩퍼이자 정찬성 소속사 사장인 ‘일반인’ 박재범의 뺨을 때렸다.

정찬성과의 일로 통역을 맡았던 박재범을 때리는 황당무계한 일은 대체 왜 일어난 것일까.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UFC 248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는 페더급의 정찬성과 오르테가가 경기장에 가서 관전하는 ‘게스트 파이터’로 초청받아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여기서 사건이 일어났다. 정찬성은 자신의 소속사 사장이자 통역을 함께 해주는 박재범과 이 자리에 동행했고 정찬성이 화장실을 간 사이 오르테가가 찾아와 박재범의 뺨을 때린 것.

이후 정찬성은 이 사실을 알고 격분해 오르테가와 신경전을 벌였다고 한다.

연합뉴스 제공
그럼 대체 왜 오르테가가 박재범을 찾아가 뺨을 때린 것일까.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된다. 왜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뺨을 때릴 수 있다는 것인가. 그것도 격투기 선수가.

모든 스토리를 알아도 납득이 되진 않지만 일단 대강의 스토리는 알 필요가 있다. 원래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UFC 대회에 오르테가는 정찬성과 메인이벤트로 맞붙기로 되어 있었다. 확정은 아니었지만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선수는 UFC 페더급 현 챔피언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2)와 다음 타이틀전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됐기에 매우 중요한 경기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대회를 얼마 앞두지 않고 오르테가가 훈련 중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이 경기는 취소가 됐다. 정찬성은 대체자인 프랭키 에드가를 상대로 1라운드 KO승을 거둔 후 “나는 볼카노프스키를 원한다”고 말하며 챔피언 타이틀에 욕심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오르테가 입장에서는 자신이 랭킹 2위고 정찬성은 4위의 선수인데 이러다 챔피언 볼카노프스키와 정찬성이 더 먼저 붙게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게 됐다. 굳이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정찬성과 한국 원정경기까지 가지면서도 그 경기를 승리해 타이틀전을 가지려했던 오르테가의 계획은 모두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

이때 정찬성은 해외언론과 인터뷰에서 “물론 오르테가와 붙고 싶긴하다. 하지만 나의 최우선은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이라고 언급했다. 정찬성은 해외 팟캐스트 방송에 박재범과 함께 나가 “오르테가가 이미 나에게서 한번 도망갔다”며 다소 센 말을 했다. 이에 오르테가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에서 경기를 하기전에도 정찬성은 SNS로 나를 도발했었다. 당시에는 한국에 만나 정찬성이 사과해 받아들였지만 이번에도 도발한 것은 못 참는다. 도망간 것과 부상을 당한건 다른 얘기”라며 굉장히 열받아했다.

그러면서 정찬성의 말을 통역한 박재범에게도 “너도 나에게 얻어맞게 된다면 그때 가서 놀라지 않았으면 해”라며 엄포를 놓았다.

정찬성 SNS
이에 과연 8일 대회에서 정찬성과 오르테가가 케이지 밖에서 만나면 어떤 설전이 오갈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정말로 오르테가가 박재범의 뺨을 때릴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말로 엄포를 놓은걸 넘어 정말 실행에 옮긴 것이다.

오르테가가 정말 열이 받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찬성에게 타이틀전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진 오르테가의 발악 혹은 묘수라고 보기도 한다. 이렇게되면 정찬성도 오르테가와의 경기를 원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일단 챔피언전이 미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혹은 더 큰 관심을 받게 되면 오르테가 스스로도 주가가 올라가고 챔피언전에 더 쉽게 다가갈 수도 있다.

그래도 파이터가 일반인의 뺨을 때린 초유의 사건은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기에 이후 일이 어떻게 풀릴지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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