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코로나19 원인불명 감염 증가, 1501명..3차 유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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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0. 오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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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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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 감염..3차 유행 우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핫팩으로 손을 녹이고 있다.

원인불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이 전국에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다.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는 집단 ‘원인 불명 감염’이 발생할 경우 2차·3차 유행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7513명 중 1501명(20.3%)은 산발적 발생 또는 현재 조사·분류 중인 감염 사례로 알려졌다. 개별 감염 사례도 일부 있지만 상당수는 아직 어떤 연관성으로 감염됐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로 분류된다.

전날까지 대구 지역 확진자 중 71.9%는 신천지 관련자였다. 대구 지역에서 발생하는 신천지 관련 환자는 지난달 28일 635명에서 7일 142명으로 줄었다. 9일에는 대구 지역 전체 확진자가 92명 발생해 두자릿수대로 떨어지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확실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는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현재 45명(34.6%)이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조사가 진행 중이다. 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동안교회의 경우 최초 전파자인 전도사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알 수 없어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분당 제생병원도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현재 병원 내 첫 확진자(74세 남성)와 그와 동선이 겹친 또다른 확진자(77세 여성) 중 하나가 첫 전파자로 추정될 뿐이다.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제생병원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517명으로 이 중 추가 전파 가능성도 있다.

경상남도도 지난 3일 48세 남성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원인 불명으로 종결 처리하기도 했다. 본인 진술과 신용카드 사용 내역, 휴대전화 GPS 등을 확인지만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없었다. 서울시 성동구의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13명의 연쇄 감염도 최초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다.

이렇게 원인 불명인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 코로나19 사태의 조기 종식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정 감염원에 의해 전파된 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신천지처럼 확실한 감염원이 없으면 정부의 방역 대응도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특히 병원·직장 등에서 무더기 감염 사태로 발전한다면 현재 소강 상태로 접어든 확진자는 또다시 급증할 수 있다.

실제 이날 서울 구로구에 있는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으로 인천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이들은 사무실 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하는 특성상 감염이 빠르게 확산했다.

전문가는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이런 대량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 2차, 3차 유행이 일어난다”며 “코로나19 사태는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17명의 시·도지사들은 호소문을 통해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으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조속히 일상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2주간의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의료·방역인력 및 공무원들의 노력만으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조기에 종식하는 것이 어려우며 모든 국민들이 방역의 주체로 참여할 때 코로나19를 확실히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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