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개학 연기…교과 영역별 도움이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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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09. 오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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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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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고르면 영화는 훌륭한 교과서이자 학습 도구
매일신문교육센터가 추천한 교과 영역별 영화들
영화 본 뒤 감상, 생각 나눠보면 학습에도 도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학교 개학이 3주나 늦춰졌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물론 건강. 하지만 학습도 소홀히 할 순 없다. 잘 고른다면 영화도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다. 국내 한 영화관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탓에 학교가 문을 닫았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개학 때까지 자녀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다. 온라인상의 각종 공공 학습 사이트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 대구시교육청과 교사들은 이런 사이트들을 안내하고 있다.

영화 역시 훌륭한 학습 도구다. 함께 영화를 본 뒤 인상 깊었던 장면, 주인공의 생각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보자. 공감 능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학업 동기를 부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영화를 고를까. 매일신문교육센터와 함께 교과 영역별로 챙겨볼 만한 영화를 추려봤다. 영어 공부도 할 겸 외화를 위주로 골랐다. 책 '청소년을 위한 추천 영화 77편'도 참고할 만하다.

◆정치·사회·경제 분야 영화들

'바이스(Vice·2018년 제작)'는 20세기 후반 미국 정치와 세계 정세를 엮어 조명한 작품.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가 조지 W.부시 대통령 뒤에서 실세로 군림한 과정, 고문 허용과 개인정보법 훼손 등 그가 저지른 일 등을 끄집어낸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의 스틸 컷. 폭압을 일삼는 정부에 맞서 자유를 위해 혁명을 시도하는 남자의 얘기를 그렸다.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가 그린 미래는 암울하다. 디스토피아다.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2005년 작)'도 그렇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인 영국이 배경. 의문의 사나이 'V'는 폭력과 압제에 맞서 세상을 구할 혁명을 꿈꾼다. 'V'가 썼던 가이 포크스 가면은 이제 스크린을 넘어 현실에서 부당함에 대항하는 민중의 상징이 됐다.

치열한 미국 로비스트의 세계를 다룬 것이 '미스 슬로운(Miss Sloane ·2016년 작)'. 승률 100%를 자랑하는 주인공 슬로운이 거대 권력과 긴장감 넘치는 로비 전쟁을 벌인다. 정치계의 이면을 보여주는 작품. 주인공의 마지막 한 방이 놀라움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블랙머니(2009년 작)'은 국내 영화계 거장 중 한 명인 정지역 감독이 찍었다. 실화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던 검사가 거대한 금융 비리를 마주한다. 잊혀진 과거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필름이다.

◆역사 분야를 다룬 영화들

임오화변은 1762년 임오년, 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혔다 8일 만에 숨진 사건이다. '사도(2014년 작)'는 그 비극을 스크린에 풀어냈다. 완벽한 왕이어야 했고, 아들도 그러길 바랐던 영조와 아들로 인정받고 싶었던 사도세자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영화 '박열'의 스틸 컷. 박열 선생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가네코 후미코의 실제 사진을 영화 속에서 재현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탓에 3·1절은 조용히 지나갔다. 하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박열(2017년 작)', '항거:유관순 이야기(2019년 작)', '주전장(Shusenjo:The Main Battleground Of The Comfort Women Issue·2018년 작)'은 우리가 잊어선 안될 역사를 담았다.

'박열'은 일본에서 항일 운동을 하던 박열, 그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3·1 만세운동 후 서대문 감옥 8호실에 수감된 유관순과 같은 방 여성들의 얘기를 담은 게 '항거'다.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국, 미국, 일본을 넘나들며 위안부 문제를 파헤친 다큐멘터리다.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2005년 작)'은 예루살렘을 두고 십자군과 이슬람 세력의 싸움을 그렸다. 줄거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감독판'을 권한다. 주인공 발리안의 용기와 신념 못지않게 이슬람 세계의 수장 살라딘의 관대함도 인상적이다.

◆수학과 과학 분야 영화들

'무한대를 본 남자(The Man Who Knew Infinity·2015년 작)'. 인도 빈민가의 수학 천재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의 얘기를 다룬 실화다.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2001년 작)' 역시 실화다. 정신분열증을 앓는 천재 수학자 존 내시의 인생 역정을 담았다.

두 작품 모두 역경을 딛고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이들의 얘기다.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그린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2014년 작)'도 함께 볼 만하다. 튜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해독하는 게 불가능하다던 독일군의 암호 체계 '에니그마'를 풀어냈다.

영화 '커런트 워' 포스터. 토머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의 대결을 담은 작품이다.


'테슬라'하면 쉽게 떠오르는 건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다. 이 이름은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딴 것이다. 그는 유명한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라이벌이었다. 치열했던 둘의 대결을 소재로 한 작품이 '커런트 워(The Current War·2017년 작)'다.

우주를 향한, 인간의 열정과 꿈은 끝이 없다. '마션(The Martian·2015년 작)'은 극한의 기후를 가진 화성에서 살아 남아 지구로 돌아오려는 남자의 얘기다. 유전자 결정론에 대해 곱씹어 보게하는 작품이 '가타카(Gattaca·1997년 작)'. 주인공은 우주 비행이라는 꿈을 잡기 위해 인생을 걸고 도전한다. 여전히 인종과 성 차별의 벽은 존재한다.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2016년 작)'는 1960년대 그 벽을 넘어 꿈을 이뤄나가는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흑인 여성들의 실화를 다뤘다.

◆미술, 음악, 스포츠 분야 영화들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의 스틸 컷. 빈센트 반 고흐의 화풍과 색감을 잘 표현했다.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2017년 작)'는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과 그림만큼이나 독특한 작품. 5만6천장에 달하는 유화로 표현한 에니메이션이다. 고흐의 화풍을 잘 녹여냈다. '정원을 그리다: 모네에서 마티스까지(Painting the Modern Garden: Monet to Matisse·2016년 작)'는 빛과 색을 사랑한 화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소재였던 정원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머리를 식히기 좋은 음악 영화도 많다. '원스(Once·2006년 작)'와 '비긴 어게인(Begin Again·2013년 작)'은 모두 존 카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원스는 잔잔하고 담백한 풍미가 있다. 비긴 어게인은 뉴욕 거리 풍경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선율, 인생과 사랑을 엮었다.

'위플래쉬(Whiplash·2014년 작)'의 두 축은 완벽을 추구하는 폭군 선생과 최고의 드러머가 되려는 데 미친 학생이다. 그런 음악적 열정이 다른 색깔로 표현된 영화가 '스쿨 오브 락(The School of Rock·2003년 작)'. 잭 블랙의 코믹 연기가 빛을 발한다.

영화 '머니볼' 포스터. '세이버 매트릭스' 이론을 적용, 미국프로야구계를 놀라게 한 빌리 빈 단장의 실화를 다뤘다.


'머니볼(Moneyball·2011년 작)'은 최근 화제를 모은 TV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연상케 한다. 철저히 분석한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단을 운영해 미국프로야구계를 뒤흔든 실화가 바탕이다. 인도 영화 '당갈(Dangal·2016년 작)'도 신선하다. 남자는 주위의 조롱을 딛고 딸들을 레슬링 선수로 키워낸다.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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