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구로콜센터 집단감염 충격…수도권 확산 방지 총력전 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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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0. 오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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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이 콜센터와 관련해 10일 정오까지 확인된 확진 환자는 최소 50명이다. 그러나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관련 대책 회의에서 확진자 수를 64명이라고 밝힌 만큼 당국의 검사 진척에 따라 숫자는 늘어날 공산이 크다. 그동안 소규모 집단감염은 병원과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더러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직장 내에서 비교적 대규모로 일어난 데다 확진 환자들의 거주지가 수도권 여러 지역에 걸쳐 산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자칫 주춤했던 코로나 확산세가 수도권 중심으로 다시 번질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들로 미뤄볼 때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이성 구로구청장 전언으로는 첫 확진자가 나온 지하 6층, 지상 19층짜리 건물의 11층 콜센터 근무자 207명 중에는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이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검사받은 사람 중에서도 절반만 결과가 나왔는데 그 숫자가 60명이 넘는다는 것이다. 이 건물에는 7∼9층에도 콜센터가 들어서 있고 이곳에는 550명가량이 근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하니 대구·경북(TK)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처럼 감염 확산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앞선다. 콜센터 집단감염을 두고 금융권에선 '터질 게 터졌다'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문제가 된 이번 금융사 콜센터는 직원들이 1m도 안 되는 거리를 두고 다닥다닥 붙어서 일하는 밀집 구조가 많은 탓이다. 가뜩이나 이렇게 감염에 취약한 업무 환경인데도 대화로 고객과 소통해야 하는 직업적 특성상 최소한의 개인 방역 도구인 마스크도 쓰지 못한 채 일한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앞으로 우려되는 것은 미진한 검사 결과와 방역 대응이다. 당국은 감염 경로와 접촉자 조사 등을 촘촘하게 실행하고 콜센터 직원들은 성실히 검사에 응해 감염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간 방역 협력 강화 역시 필수다. 콜센터 확진자가 서울, 인천, 경기 여러 도시에 퍼져 있는 만큼 지역별 보건소와 선별진료소 검사 등에서 적절한 협업이 요구된다. 콜센터처럼 밀집도 높은 근무 환경의 사업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발열 검사 같은 기본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밀집 사업장은 요양병원 같은 곳 이상으로 감염 확산 위험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19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무서운 전파력이다. 방심이란 있을 수 없다. 며칠 새 목도한 전국 확진자 증가세 둔화를 계속 지켜내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으며 끝내 방역 전쟁에서 승리할 유일한 방도는 경계심을 놓지 않는 정부와 시민의 단합된 방역 실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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