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권성동 반발에…“시대의 강 건너는 다리 역할”

입력
기사원문
박혜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3선 권성동 컷오프…김형오 "밟고 지나가야 할 다리 역할 해주길"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강원 강릉을 지역구로 둔 3선 권성동 의원을 공천 배제하고 이 지역에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단수 공천했습니다.

통합당 공관위는 오늘(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권 의원 공천 배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준에 따라 한 것"이라며 "시대의 강을 건너려고 하면, 밟고 지나가야 할 다리가 필요하다. 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관위는 앞서 강원 강릉 지역에 대해 추가 공모를 냈고, 홍 전 장관은 오늘 오후 이 지역에 후보 면접을 치렀습니다.

홍 전 장관은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추가 공모에 응하라는 권유가 있었는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것은 얘기할 상황이 아니"라며 "추가 공모를 신청했고 면접도 치렀으니 공관위에서 잘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공관위는 청년 후보를 우선 공천하는 퓨처메이커 대상 지역인 경기 수원정에는 올해 41살의 홍종기 삼성전자 변호사를 전략 공천했습니다.

권성동 즉각 반발 "과거 탄핵소추위원 맡은 게 컷오프 이유"

이에 권성동 의원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컷오프 소식이 전해진 지 10분 만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권 의원은 "총선을 36일 앞두고 강릉 활동이 전무한 홍 전 장관을 갑자기 데려와 하루 만에 5분 면접을 보고 바로 공천 결정을 했다. 이는 강릉시민을 철저히 무시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죽이려는 이유는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나 지난 지방선거 결과 지역구 여론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며 "오로지 제가 과거 법사위원장 재직 시 탄핵소추위원을 맡았다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권 의원은 2017년 탄핵 정국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권 의원은 또 "통합당이 창당하면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라는 그런 대의의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천 과정에서는 친박을 많이 치기 때문에 비박으로서 탄핵소추 활동을 한 저도 쳐야 한다는 프레임을 갖고 이번 공천에 처음부터 임했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강릉 지역 신청자 모두를 대상으로 후보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정하고, 이들 간 경선을 통해 최종 공천하라"며 통합당 최고위원회를 향해서도 "공관위의 공천 원칙을 무시한 합리적인 기준도 없는 자의적인 공천 행사에 대해서 제동을 걸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권 의원은 재심을 신청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공천 막바지 심사 반발 가시화…홍준표 "내 거취는 황교안에 달려"

공관위의 공천 심사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반발도 연일 속출하고 있습니다.

경남 양산을 공천에서 배제된 홍준표 전 대표는 "내가 갈 정치적 방향은 황교안 대표의 결단에 달렸다"며 오는 12일까지 이를 기다려본 뒤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 전 대표는 오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목요일(1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까지 지켜보겠다. 황 대표가 과연 큰 도량의 대장부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출마하려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서울 험지'출마 요구에 양산 을로 공천 희망 지역을 바꿨지만, 지난 5일, 양산을 공천에서 배제됐습니다.

홍 전 대표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향해 "텃밭(부산 영도)에서 5선을 하고, 국회의장까지 하면서 당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 지난 탄핵 때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서 탈당하고 촛불 정신을 찬양하는 태도가 김 위원장이 말하는 희생과 헌신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입으로는 희생과 헌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 김형오 위원장은 그 입을 다물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사감(私感·개인적 감정)으로, 또는 자기 지인 공천을 위해 곳곳에 무리한 컷오프(공천 배제)를 자행하는 '막천'을 해놓고 희생과 헌신 운운하면서 무소속 출마를 해선 안 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중구성동갑 지역구에서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경선을 치르게 된 강효상 의원도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강 의원은 오늘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의 3인 경선 방침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불공정한 경선이다.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인 출신의 한 후보는 저와 함께 자유우파 국민들을 대변하고 있고, 또 다른 전직 의원 후보는 탄핵정국 때 탈당했다가 복당한 만큼 중도층에 주안점이 있다"며 "이대로 일반 국민 대상 경선에서 우파 국민들의 표 분산으로 인해 중도 성향의 후보 한 명이 매우 유리해지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공천 과정도 문제 삼았습니다. 강 의원은 "공관위는 지난주 금요일인 6일 17시경, 중구성동갑을 우선 공천지역으로 발표했다가 몇 분 후 발표를 번복했고, 다음날인 7일 15시부터 딱 두 시간 동안 추가 공모를 다시 진행해 18시경 3인 경선 방침을 발표했다"며 "과정이 너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관위가 미리 짜여진 판 위에서 저를 들러리 세우는 사천을 벌인 것이 아니라면 부디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통합당 컷오프 지역구 현역 19명…무소속 출마 더 늘어날 듯

지금까지 통합당에서 컷오프, 공천 배제된 지역구 현역 의원은 19명입니다.

이 가운데 윤상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원외 인사인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무소속 출마 뜻을 밝혔습니다.

이외에 권성동, 김석기, 백승주, 곽대훈, 민경욱 의원이 재심을 신청해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개인적 선택을 고려해 보겠다는 뜻을 내비쳐 무소속 출마 의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혜진 기자 (root@kbs.co.kr)

▶ 코로나19 함께 이겨냅시다! 응원 릴레이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 더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원하시면 KBS뉴스 구독!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총선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