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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마스크도 안쓴 채 광장에…교황 콜록콜록

고보현 기자
입력 : 
2020-02-28 17:44:25
수정 : 
2020-02-29 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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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리더 코로나 비상

伊, 슈퍼전파국 우려 큰데
교황 4만모인 대규모 외부행사
결국 감기 증세로 일정 취소

佛, 확진자 하루새 20명 늘어
마크롱 코로나사망자 병원 방문
보호장비 착용않고 격려 논란

이란은 부통령·보건차관 확진
사진설명
코로나19가 지구촌 곳곳을 강타하는 '팬데믹'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 주요국 정상과 정부 관계자들도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이 와중에 프란치스코 교황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소통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 논란이 제기된다. 특히 '유럽의 우한'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84)이 마스크를 쓰지 않다가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여 외부 일정을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져 바티칸이 발칵 뒤집혔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전날 행사장 밖 거리에서 신자들을 대거 만났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미한 감기 증상'으로 27일(현지시간) 미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오늘 로마 시내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에서 열리는 사순절 미사에 가지 않았다"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숙소가 있는 산타마르타에 머무르길 원했다"고 밝혔다.

교황청 측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코로나19 검진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교황을 걱정하는 네티즌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지난 26일 재의 수요일 행사에 참석한 교황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침을 하거나 코를 푸는 모습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이날 4만명이 넘는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 남부 도시 바리에 모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행사를 마친 교황이 군중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어린이의 이마에 키스를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0대 중반의 고령으로 20대 시절 호흡기 질환을 앓은 뒤 폐 한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기준으로 세계 4위인 이탈리아에서는 28일 오후 3시 현재 65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불과 하루 만에 19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일 증가폭으로는 최대치를 찍었다. 사망자도 17명으로 늘어나면서 이탈리아 전역이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와 인접한 프랑스에서도 하루 만에 확진자가 20명이 늘어나자 마크롱 대통령은 27일 파리 시내에 위치한 라 피티에 살페트리에르 종합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했다. 대통령 경호원칙에 신경 쓰는 대신 '격의 없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마스크나 장갑 등을 착용하지 않은 채였다. 해당 병원은 프랑스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두 번째로 사망한 프랑스인 60세 남성이 치료를 받던 곳이다.

이날 맨손과 맨얼굴로 나타난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앞에 위기가 와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나는 여러분을 믿는다. 여러분도 나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의료진 한 명은 "노트르담 파리 대성당이 불탔을 때 많은 시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줬다. 이제는 공공병원을 구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고위급 정부 관료들이 연이어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마수메 에브테카르 이란 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로써 이란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정부 관계자는 7명으로 늘었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전날까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함께 각료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지 언론은 코로나19 대응을 맡은 이라즈 하리르치 보건부 차관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란 내 최초 확진자 발생 도시인 곰 지역의 모즈타바 졸누르 의원, 마무드 사데기 의원도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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