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온라인예배, 아빠는 PC회의…딸은 `홈트` 중

입력
수정2020.03.11. 오후 7:52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집콕 3代` 신풍속도

컴퓨터 켜면 1초만에 출근
"화상회의로 업무 처리하니
불필요한 시간낭비 줄었죠"
일부선 업무효율 저하 우려도

아침부터 약국 줄 선 엄마
밀키트 활용해 식사 차리고
새벽배송 주문 하루 마무리


◆ 코로나 뉴노멀 ② ◆

코로나19의 확산은 대한민국의 가정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출근·등교는 언감생심에 산책조차 못 가게 된 가족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일상을 즐기는 방법을 찾아나서고 있다. 매일경제는 가상의 김철수 씨 일가의 일상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살펴봤다. 이 같은 생활방식 변화는 비단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 사례를 가명을 써서 표현해봤다.

서울 자택에서 경기도 화성 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김영민 씨(49)는 코로나19 사태로 오늘로 3주 차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김씨는 재택근무의 장점을 묻자 "도어투도어로 한 시간 반 걸렸던 출퇴근시간을 절약하게 돼 삶에 여유가 생겼다"며 "운전시간이 줄어드니 체력 소모도 없어져 업무 효율도 올라갔다"고 밝혔다. 김씨는 "딸이 보더니 책상에 앉아 컴퓨터만 켜면 되니 출근시간이 1초인 셈이라고 해 정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텔레커뮤니케이션(전자기기를 이용해 소리, 영상, 문자 등을 주고받는 일) 기술을 활용한 재택근무 체제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집에 있는 컴퓨터에 재택근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이 걸려 전자기기에 익숙지 않은 중년층은 곤란하겠다 싶었다"며 "화상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회의를 하는 모습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적응하고 나니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는 대면회의가 관행처럼 열렸는데 화상회의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고 진행 중에도 관련된 회의 주제만 말하니 일처리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재택근무가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외국기업협회가 167개 대표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2%는 재택근무 시 업무생산성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김씨는 "가끔 영상 카메라가 CCTV처럼 느껴져 일하지 않고 멍하니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치가 보일 때가 있다"고 했다.

그의 부인 임수미 씨(45)의 아침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바빠졌다. 본인과 자녀들의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서다. 남편과 자녀들의 아침을 간단히 차려준 뒤 인근 약국들이 문을 열기 시작할 오전 9시 전후가 되면 임씨는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동네 약국을 돌러 나선다. 특히 11일부터 시작된 마스크 위치 알리미 앱은 큰 도움이 된다. 재고가 많이 남았다고 표시된 약국들부터 돌기 시작하면 3~4군데 가운데 1곳 정도에서는 마스크를 찾을 수 있다. 설거지와 청소 등 집안일을 대강 마무리한 오전 11시부터는 VOD 서비스를 통해 예전에 방영했던 드라마를 시청한다. 과거에는 잠시라도 외출해 집 근처 또래 학부모들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지만 아무래도 요즘에는 외출이 꺼려진다.

오후가 되면 임씨는 커피 한 잔과 함께 포털사이트 맘카페 앱을 습관적으로 들여다본다.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들이 게시하는 고민글과 그에 달리는 댓글들을 참고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특수목적중학교에 보내야 할지, 보내려면 어떤 스펙을 쌓아야 할지 공부하다 보면 금방 오후 5시가 된다.

오후 5시에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들여다본다. 늘 먹던 음식을 질려 하는 아이들을 위해 색다른 저녁메뉴가 없을지에 대한 고민은 매일 이 시간 즈음 반복된다. 이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한정된 재료로 여러 가지 레시피를 알려주는 앱이다. 부랴부랴 저녁을 치우고 임씨는 저녁 10시쯤 일찍 자리에 눕는다.

당장 내일 아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떠오르면 신선식품 새벽배송 앱을 통해 오후 11시까지 주문을 한 뒤 잠든다.

[이용익 기자 / 이진한 기자 / 강인선 기자]

▶'M코인' 지금 가입하면 5000코인 드려요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매콤달콤' 구독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