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뒤틀리는 세계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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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2. 오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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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BA 선수 확진에 경기 중단
이탈리아는 모든 상점에 휴업령
백악관 “트럼프 유세 일정 취소”
11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바에 걸린 텔레비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연설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시애틀/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전세계의 일상적 풍경이 뒤틀리고 있다. 미국 도시 한복판에서 주 방위군이 방역작업을 펼치고 구호식품을 나눠주는가 하면, 이탈리아에선 술집과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됐다.

스테퍼니 그리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각)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의 조처의 일환”으로 “이번주에 계획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콜로라도주와 네바다주 (유세)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재선 도전을 앞두고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누르는 데 급급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이날 미국에선 미국프로농구(NBA) 유타 재즈 소속 뤼디 고베르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경기가 시작 35분 전 갑자기 취소되기도 했다. 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무관중 경기를 권고한 바로 그날 선수 중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엔비에이 사무국은 아예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리그 일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고베르는 엔비에이 사무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뷰 때 취재진과 거리를 두라는 지침을 시행한 첫날인 10일, 기자회견 직후 코로나19 공포 확산이 과하다는 듯 단상에 마련된 마이크와 취재진 녹음기를 일부러 손으로 만졌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그 자신이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영화 제작차 오스트레일리아에 머물고 있던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 부부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리기도 했다.

미국에선 수도 워싱턴을 비롯해 이날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가 23곳으로 늘면서 보건당국의 대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감염자가 나온 워싱턴주는 킹카운티 등 3개 카운티에서 스포츠 행사나 콘서트, 기타 문화 행사 등 25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가 모두 금지됐다.

특히 뉴욕주의 경우 전체 확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나온 뉴로셸(113명) 지역에 12일부터 주 방위군을 투입한다. 투입되는 주 방위군은 시설에 대한 소독작업을 벌이는 한편, 자가격리 중인 주민들에게 식량 등 구호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월트디즈니 텔레비전>과 <엔비시>(NBC) <시비에스>(CBS) 등은 뉴욕시 지침에 따라 토크쇼 등 일부 프로그램을 당분간 방청객 없이 촬영하기로 했다.

확진자 수가 1만2462명(사망자 827명)에 이르는 이탈리아에선 전국적 이동제한령 속 실외활동 등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더한 살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밤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소 2주간 식품 판매점과 약국 등 생필품 판매업소를 제외한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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