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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YS때 15대총선 모델 삼아 개혁공천…文정부 독재 막겠다"

이희수 기자
이희수 기자
입력 : 
2020-02-05 17:37:05
수정 : 
2020-02-05 20: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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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당시 원희룡·남경필 등 영입
젊은 피로 정치판에 새 바람

최악은 私感에 휘둘린 4년전
제대로 했다면 2黨 추락 안해

황교안 대표 종로 출마여부는
대표급과 묶어 큰 틀서 결정

호남엔 애정 보여줄 공천할것
대담 = 송성훈 정치부 부장대우
사진설명
5선 국회의장 출신인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73)은 그동안 합리적 '온건 보수'로 분류됐다. 그러나 4·15 총선을 위한 공천 작업에 본격 돌 입한 후부터는 연일 강경한 태도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국회 공관위원장실에서 매일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내가 또 정치할 사람도 아니고, 개인적 감정에 매이거나 봐주는 건 절대 없을 것"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새로운 피를 수혈해 보수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인터뷰 내내 문재인정부의 독재와 폭주를 막기 위한 공천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공천 작업이 늦어져 공천 전략이 꼬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이번주에 대표급 인사들에 대한 전략을 큰 틀에서 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20대 국회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 실망지수가 너무너무 높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억울함이 있다고 해도 정치는 국민 여론을 거역해선 안 되는 거라 생각한다. 우리 당 의원들 한 분 한 분이 다 귀하지만 국민의 요구 수준은 아주 높다.

―국민 요구에 걸맞은 현역 의원 컷오프 비율은 어느 정도로 보나.

▷미리 목표 설정을 하는 것은 작위적이다. 이번주 여론조사를 보고 난 뒤에 결정하겠다. 물론 어떤 문제에 관해선 인간적으로 상황이 참 딱한 게 있을 거다. 그러나 공관위원들이 어떤 사사로운 감정에 매이거나 과도하게 봐주는 건 없을 거다. 공관위원 중 그럴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초지일관의 자세로 공평하고 공정하게 하겠다.

―대구·경북(TK) 불출마 선언이 한 명뿐이다. 권역별 컷오프는 어떻게.

▷(권역별 컷오프는) 충분히 고려할 거다. TK 지역은 우리 당에 핵심적인 본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초·재선 의원이 많다. 초·재선밖에 안 됐는데 나가라고 하니까 엄청난 불이익처럼 여겨질 거다. 여러 우려를 듣고 감안하고 있다. 이것 또한 국민과 여론 추이를 보겠다.

―신인을 많이 해야 하지 않나.

▷그런 점도 감안할 거다. 이번 공관위는 신인이 들어올 수 있게 문턱을 대폭 낮추는 역할을 하겠다. 아예 신인에게 기본 점수를 주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기존 가산점 제도는 신인이 아닌 기성 정치인이 만든 잘못된 제도다. 가산점 혜택을 받아 (정치권에) 들어온 신인은 내가 알기로는 거의 없다. (이번 공천은) 신인이 볼 때 아예 '장벽이 무너졌구나' 느끼게 하겠다.

―홍준표 김태호 등 중진 의원은 험지가 아닌 고향 출마를 고집하던데.

▷공관위가 한 명 한 명 놓고 이야기한 바는 없다. 다만 그분들도 언론을 통해 여론이 어떻다는 것은 잘 알 거다. 마찬가지로 여론조사를 잘 보겠다.

―황 대표는 종로에 출마하나. 비례대표 가능성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 우리가 참 열악한 환경이다.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한다고 얘기한 것도 없는데…. 지금은 전략적으로 말려들어간다. 어떤 것을 감수하고 해야 될지 안 해야 될지 곧 결론을 내겠다.

―종로에 불출마하면 이낙연 전 총리를 피했다는 이른바 '겁쟁이 프레임'을 씌울 텐데.

▷당대표를 어떻게 배치하느냐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 전 총리를 피해 간 것이란 소리를 들으려고 그분이 피해 가겠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고심하겠다.

―황 대표 거취가 언제쯤 결정될까.

▷황 대표만 정하면 되는 게 아니다. 황 대표만 덜렁 (특정 지역에) 데려다 놓는 게 전략이 아니지 않나. 대표급 (어디로 보낼지에 대한) 문제가 아직 정리가 안 됐다. 이것을 한꺼번에 발표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다. 대표급 인사들과 함께 큰 틀에서 이번주에는 정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종합적, 전략적으로 보겠다.

―황 대표가 최근 '잘못된 공관위 결정은 최고위원회에서 저지할 수 있다'고 발언했던데.

▷원론적으로 당헌 당규에 나와 있는 사안을 말한 거다. 우리가 당헌 당규를 벗어나서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호남에 중진 의원을 공천하나.

▷호남 지역이 우리에겐 참 열세다. 하지만 그냥 우리에게 표 안 주니까 이런 식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호남 지역민이 볼 때 한국당이 호남에 애정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끔 (공천을) 해야 한다. 내가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할 때 호남에 대한 3대 원칙을 내세운 바 있다. 진정성, 계속성, 현장성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일회성이 아닌 꾸준하게 현장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자세로 계속 접근해야 한다.

―보수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한국당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건 현실이다. 공관위 구성에서부터 한국당 원외 인사들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감안했던 것 같다. 그분들도 감안해 공천 작업 속도를 맞춰가고 있다. 그러나 마냥 늦어져선 안 된다. 그건 공관위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후보자에게도 엄청난 손해다. 최대한 빨리 통합 원칙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합이 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우리 공관위원들은 밖에 있는 사람이 안에 들어온다고 혹은 통합 신당 사람이라고 해서 이들에게 특별히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지 않겠다. 그렇다고 불리한 것도 없을 거다. 공관위는 공정함을 잃지 않겠다. 특혜로 공천을 받으면 본선에서 되겠나.

―역대 총선 가운데 가장 잘 된 공천은 언제라고 보나.

▷YS(김영삼)의 15대 총선을 앞둔 공천이 상당한 개혁 공천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던 YS가 정치판을 바꿔보겠다고 새로운 피를 많이 데려왔다. 원희룡, 남경필, 홍준표, 김무성, 이재오 다 그때 사람이다. 지금이야 정치를 오래했지만. 그때는 젊은 피로서 정치판에 신선함을 몰고 왔다.

―반대로 가장 잘못된 공천은.

▷4년 전 공천이다. 그때 공천은 참 사적 감정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사적 욕심이 공천에 가미되면 절대 안 된다. 제대로 공천만 했어도 절대 제2당이 안 됐을 거다. 그런데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이 더욱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

■ "지금은 문재인發 경제위기…현금퍼주기 이대론 안돼" 文정권, 히틀러식 개헌으로
대통령 권한 키우는데 혈안
총선서 저지선 확보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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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장에 들어가는 김형오 위원장. [김호영 기자]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번 4·15 총선의 최우선 목표로 문재인 정권의 '전체주의·사회주의식 개헌 저지'를 꼽았다. 특히 현재 위기를 촉발한 문정권에 대한 심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현 정권은 인기에 편승해 전체주의·사회주의적 개헌을 하려고 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데, 지금은 반대로 가는 것 같다"며 "엉뚱하게도 대통령 권한을 강하게 하는 '히틀러 총통제식 개헌'을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개헌 의결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이뤄진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이 참석한다면 적어도 200명은 찬성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결국 101석 이상을 확보해야 개헌을 저지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목표를 훨씬 높게 잡았다. 그는 "일각에선 101석이 목표냐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 훨씬 충분한 의석이 있어야 저지가 가능하다"고 총선 대승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경제 상황이 너무나 심각해 청년들은 꿈과 미래를 잃어간다"며 "그런데 국가가 어떤 미래를 제시하지 못하고 단기적인 임금 살포 정책만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래산업이란 미지의 경지를 개척해야 하는데 발목이 잡혀 있다. 이른바 규제 천국"이라며 "규제 망국으로 가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은 "1997년 IMF나 2008년 금융위기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이른바 문재인발 경제 위기"라며 "이 정권에 엄청난 경종을 울려야만 제대로 된 정책을 펼 것"이라고 강조했다.

▶▶ He is…

△1947년 경남 고성 출생 △경남고 △서울대 외교학 △14·15·16·17·18대 국회의원 △국회의장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정리 = 이희수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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