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부산진구갑’ 빅매치…미래 대선 주자들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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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4. 오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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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표 정치인 김영춘-서병수 맞붙은 부산진을 격전지
전재수-박민식 네번째 리턴매치 북강서갑도 관심지역구
'반문 첨병' 이언주 전략공천받은 남을 박재호와 한판 승부
(첨부사진) 부산진갑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왼편), 미래통합당 서병수 전 부산시장(오른편).
[부산=뉴시스] 허상천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한 달 앞두고 부산의 선거 열기는 이미 뜨겁게 달궈졌다.

4·15 총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증세를 보이면서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들이 마땅한 처방을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선거구 주민들을 만나기도 힘들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마스크를 착용해 표정마저 읽지 못한채 물밑 조직을 확장하는데 매달리고 있다.

이런 ‘깜깜이 선거판’에서 정치지망생들의 잰걸음은 더욱 숨가쁘다. 더욱이 총선 막판 공천 경쟁에서 배제된 예비후보들의 공천 후유증까지 겹쳐 더욱 심한 진통을 앓고 있다.

부산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5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킨 교두보를 발판으로 추가 의석을 노린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빼앗긴 의석 탈환은 물론 이번 총선을 새 정권 창출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표밭을 다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18개 선거구에서 최소한 9석 이상 당선을 목표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의석수를 최소한 절반 이상 확보해 보수당과 의미 있는 경쟁을 펼칠 각오로 바닥을 훑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지역 현역 의원 12명 중 적어도 8명이상 교체되면서 공천 후폭풍이 일고 있다. 공천에서 배제된 예비후보들은 김형오 ‘사천(私薦)’ 논란을 제기하며 무소속 연대 조짐을 보여 이번 선거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 선거판의 중심은 단연 ‘부산진구갑 선거구’로 꼽힌다.

민주당은 김영춘 현역 의원이 지역 재선을 노리며 일찌감치 표밭을 다지고 통합당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을 우선 추천해 이번 부산 선거전의 최대 ‘빅 매치’로 등장했다.

이 곳 부산진갑은 1988년 13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28년 동안 보수정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영춘 민주당 후보(49.58%)가 나성린 새누리당 후보(46.49%)에게 신승하면서 부산진갑에서 첫 민주당 국회의원이 됐다.

부산 한 복판에 자리잡은 부산진갑은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중진들이 출마하면서 지역 선거전 승리를 이끌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했다.

민주당의 김영춘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고 부산권역선대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번 4선 도전과 함께 민주당의 떠오르는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 후보는 이번 부산 선거를 "과거 20년 대 미래 20년의 싸움”이라며 “부산진구민과 부산시민은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 일색이던 과거로 돌아가느냐, 부산의 새로운 미래 비전을 향해 나아가느냐 기로에서 선택할 것”이라며 필승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아울러 그는 3대 지역발전 메가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하철 초읍선 신설, 당감신도시 건설, (가칭)부전 트랜스파크시티 구상 등을 제시한다. 또 갈수록 지방의 자본과 인재를 빼앗아가는 ‘서울 블랙홀’에 맞서기 위한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설계하고 있다.

통합당은 빼앗긴 보수 텃밭 수복'을 위해 부산시장 출신 서병수 후보를 우선 내정했다. 서 후보 역시 부산을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그는 해운대 구청장과 부산시장,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지역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다졌다. 더불어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보수의 중진으로 보수진영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정책 역량을 키웠다.

그러나 그간 지역 표밭을 다져 온 정근 예비후보가 "중도·보수통합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미래통합당이 예비후보자에게 경선 참여 기회조차도 주지 않았다"며 통합당 공관위의 공천 배제 결정에 불복 지난 11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돌발 변수로 등장했다. 그는 19대 총선때 무소속 후보로 24.7%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후 재기를 노리며 기반을 다져왔다.

이에 서병수 전 시장은 우선후보 내정 후 정근 예비후보와 두 차례 회동을 통해 설득하지 못하자 “이번 선거는 보수가 분열하면 필패”라며 “한번이 안 되면 두번, 두번이 안 되면 세번, 네번 계속 찾아가 설득 하겠다”며 명운을 걸고 있다.

(첨부사진) 부산 북·강서갑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왼편), 미래통합당 박민식 후보(오른쪽).
4·15총선 낙동강 벨트 최전선인 부산 북강서갑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민식 전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 의원이 18대 총선 이후 4회 연속 '리턴 매치'를 펼친다.

둘은 10년 넘도록 지역을 이끌어 온 선량들이지만 선거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앙숙’ 이다.

그래서 북구 주민들은 두 후보를 누구보다 잘 안다. 직접 보고 느끼면서 쉽게 속내를 드러내 보이진 않는다.

앞선 3번의 대결 결과는 1대 2로 박 전 의원이 우세였다. 첫 대결인 18대 총선에서 박민식 57.34%·전재수 38.57%, 19대엔 박민식 52.39%·전재수 47.60%로 승패가 갈렸고 지난번 20대 총선에서 전재수 55.92%·박민식 44.07% 등으로 역전됐다.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앞장서고 오거돈 부산시장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지방선거 승리도 이끌었다. 북구의 구청장을 비롯해 광역·기초의원 선거 압승으로 지지기반을 공고히 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아 여당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구포가축시장 정비'를 비롯해 '만덕 3터널 건설'과 '만덕~센텀 지하도로 건설'을 추진하는 등 지역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전 의원은 "국회의원 되기 전이나 국회의원 되고 난 뒤나 변함 없이 진정성을 바탕으로 따뜻한 북구를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의원은 총선 후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주고 지난번 지방선거에서는 부산시장에 도전했으나,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당협위원장을 되찾은 박 전 의원은 지난 1년여 동안 지역구를 누비며 재기의 힘을 비축했다.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자성하며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던 과오를 씻어내기 위해 바닥 민심을 훑으면서 주민들과 진지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후보는 “21대 총선은 우리나라의 백척간두와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통합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며 “이번 총선을 통해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중도보수우파 부활의 물꼬를 터나가도록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첨부사진) 부산 남구을선거구,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왼편),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오른쪽).
부산 남구을 선거구는 이번 총선에서 최대 관심 지역구로 부각되고 있다.

'보수의 여전사'로 불리며 반문(문재인) 첨병인 미래통합당 이언주 의원이 전략공천을 받으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을 가늠할 ‘잣대’로 등장한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19대와 20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시을 지역구에서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 무소속, 전진당 등을 거쳐 통합당에 합류, 이번 3선에 도전한다.

이 의원은 통합당 공관위의 공천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문재인 정권과의 투쟁에서 제일 앞장서 투쟁한 사람"이라며 "젊은 보수 세력을 규합하고 시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고 외쳤고, 실천했다"며 표밭 갈이에 나섰다.

이에 토박이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록 초선이지만 지난 17대 총선부터 보수 텃밭에서 3전4기 끝에 금배지를 단 선거 노장이다. 그동안 선거를 치르면서 어머니·아버지·형님·동생으로 호칭하는 유권자만 수백명에 달할 정도로 마당발이다.

전략공천을 받고 '정권심판'을 강변하는 이언주 의원과 지역구 활동을 바탕으로 대응하는 박재호 의원간 치열한 한판 승부를 예고해 선거전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여겨 온 부산은 이번 총선에서 '보수'의 자존심을 회복 하느냐, 아니면 민주당의 '약진'이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마스크로 표정을 가린 유권자이 침묵해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ra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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