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 천영준 기자 = 4·15 총선을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충북 8개 선거구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청주 흥덕구와 청주 청원구는 격전지로, 동남4군(보은·옥천·영동·괴산)은 관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청주권 2곳에선 현역 국회의원 간 '빅매치'가 성사됐다. 동남4군에서는 노련한 '친박계' 재선 의원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란 수식어를 달고 등장한 정치 초년생이 대결한다.
◇청주 흥덕…정우택, 지역구 옮겨 도종환에 도전장
청주 흥덕에선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과 미래통합당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격돌한다.
진보 텃밭으로 불리는 흥덕에서 보수 정당은 16년 동안 깃발을 꽂지 못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리 3선(17~19대)에 성공했고, 지역구를 넘겨받은 도 의원이 4년 전 20대 총선에서 금배지를 단 곳이다.
보수 우파 쪽에선 '험지'로 보는 곳이라서 도 의원의 3선(비례대표 포함) 달성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도 한때 있었다. 하지만 정 의원의 지역구 변경으로 최근 급변했다.
정 의원은 8년간 터 잡았던 상당구를 떠나 흥덕구로 기수를 돌렸다. 정 의원의 급선회는 이곳에서 적잖은 기간 활동하던 보수진영 예비주자들의 반발을 불렀고, 그 잡음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지역 정치권은 예측 불허의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구민 성향이 대체로 진보 쪽이란 점은 도 의원이 가진 장점이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지내는 사이 지역구 관리가 소홀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비록 안방(청주 상당)을 정치 후배(윤갑근 예비후보)에게 내주고 생경한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백전노장 4선 중진의 정 의원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 오랜 시간 공들이며 갖춰놓은 상당구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없는 건 그의 약점이다.
정 의원에게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같은 당 김양희 전 흥덕 당협위원장이다. 정 의원의 갑작스러운 지역구 이동과 공관위의 단수공천 결정에 따라 경선 기회조차 잡지 못한 김 전 위원장은 정 의원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정도로 격앙돼있다. 무소속 출마도 강행할 태세다.
민생당에선 한기수 전 청주시청 주무관이 출마한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 예비후보자로 이름을 올렸었다.
◇청원구, 남녀 현역 대결 관심…변재일 vs 김수민
청주 청원구는 남녀 현역 의원 간 대결로 관심을 끈다. 4선의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 변재일 의원이 16년간 갈고 닦은 텃밭이다.
변 의원이 5선 고지를 밟는다면 두 번째 '충북 지역구 최다선 국회의원' 기록을 쓰게 된다. 현재 충북 지역구 최다선 국회의원 기록(5선)은 이용희 전 국회 부의장이다.
이 전 부의장은 선거구 개편 전의 남부3군(보은·옥천·영동) 지역구에서 9대, 10대, 12대, 17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다섯 번 당선된 것은 아니어서, 변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당선한다면 '동일 지역구 5선 연속 당선'이란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
통합당에서는 청주가 고향인 김수민(비례) 의원이 출마한다. 바른미래당에서 탈당한 후 통합당에 입당한 뒤 단숨에 공천장까지 쥐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물러나기 전에 단행했던 대표적 영입공천이었다.
그가 변 의원의 아성을 넘어선다면 충북 최초의 여성 지역구 의원이란 신기록을 남기게 된다. 적어도 충북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금녀(禁女)'의 영역이다. 단 한 명의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변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폐기물 소각장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각자의 방식으로 나서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민중당 이명주 충북도당위원장도 이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군소 정당의 열세를 딛고 어느 정도 선전을 펼칠지 주목된다.
◇동남4군 '노무현 사위' 곽상언 vs '친박' 박덕흠 대결
동남4군은 3선을 노리는 통합당 박덕흠 의원의 지역구다. 박 의원은 당내 공천 과정에서 경쟁자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지역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4선 같은 재선의원이란 내부평가도 나온다. 19대, 20대 총선에서 필적할만한 상대진영 주자가 없어서 나온 평가다.
민주당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경선을 뚫고 본선 무대에 올랐다. 지지기반도 약하고, 정치 경험도 전혀 없다.
하지만 '노무현의 사위'란 수식어 덕분에 곽 변호사는 일단 전국적 관심을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이들의 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리전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구 3개 군(郡) 가운데 옥천에는 박 전 대통령의 외가이자 그의 모친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옥천군과 인연이 깊은 고장이고, 상대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만큼 옥천에서 보수가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도 있다.
반면에 고 노 전 대통령이 만든 세종시를 통해 옥천군도 일정부분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점에서 곽 변호사에게 호감을 보이는 분위기 역시 적잖다. 전통적으로 옥천은 진보적 성향을 강하게 보였던 지역이다.
두 인물의 대결이 아주 '싱거운' 싸움으로 끝날지, 팽팽한 접전으로 흐를지 주목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c@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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