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3일부터 상하이·선전거래소의 주가지수선물 거래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중국금융선물거래소와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주가지수 선물거래 증거금과 수수료를 크게 내리고 하루 거래 한도도 대폭 늘리기로 했는데요. 중국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증시 살리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지수)와 상하이50지수(SSE50지수) 선물거래 계약당 증거금은 15%에서 10%로 내려갑니다. 또 소형주 중심의 CSI500지수 선물거래 증거금은 기존의 30%에서 15%로 낮춰집니다. 단일 선물상품의 하루 거래 한도도 기존의 20계약에서 50계약으로 늘어나고 수수료는 거래 금액의 0.069%에서 0.046%로 낮아집니다.

중국 당국이 선물 거래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2015년 여름 증시 폭락 때 도입된 엄격한 규제로 인해 위축된 선물 시장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당국이 증시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신호로도 해석됩니다. 둥덩신(董登新) 우한과기대 금융증권연구소 소장은 “자본시장 개혁과 발전의 중대한 조치”라며 “투자자들이 주가지수 선물 거래를 적극 활용해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주가지수 선물시장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증시에서 주가지수선물은 2010년 처음으로 도입됐는데요. 2015년 여름 증시 폭락의 ‘원흉’으로 주가지수선물이 지목되면서 중국 당국은 제재 조치를 마련했습니다. 그해 9월 주가지수선물 거래의 계약당 증거금을 10%에서 40%로 인상하고, 거래 수수료도 0.015%에서 0.23%로 올렸지요. 단일 선물상품의 하루 거래 한도도 10계약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차츰 규제를 풀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2월 주가지수선물 거래 계약당 증거금을 20%~30%로 낮추고 거래 수수료도 0.092%로 내렸습니다. 하루 거래 한도는 20계약으로 늘렸고요. 작년 9월부터는 거래 수수료를 0.069%로 낮추는 등 또 한 차례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하지만 미미한 수준이어서 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번 조치로 침체에 빠진 중국 증시가 다시 살아날지 주목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