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 재개봉 영화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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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최근 재개봉돼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을 받은 직후 CGV(전국 32개)와 롯데시네마(30개), 메가박스(26개)는 일제히 '기생충'의 재개봉을 결정했다.

해외에서도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기생충' 재개봉 열풍이 일었다. 지난 17일 베트남 전역 80∼100개 상영관에서 '기생충'을 다시 상영했으며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도 각각 지난 7일과 11일 전국 30개 안팎 극장에서 재상영을 시작한 바 있다.

특히 오는 26일부터는 '기생충' 흑백판이 재개봉될 예정이다.

지난 19일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흑백판 재개봉에 대해 "거창한 의미보다는 고전 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다. 촬영할 때마다 '내가 이걸 흑백으로 찍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영화적인 호기심이 있다"며 "색다른 느낌이 있다. 상영했을 때 '흑백으로 보니 화면에서 더욱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들었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이어 "색이 사라지면서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면이 있다. 느끼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헌식 영화평론가는 "일종의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로 볼 수 있다"며 "영화 자체의 예술적 측면을 고려한 부분도 있고 기존 영화로 감동받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안길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봉준호 감독이 밝힌 바와 같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재개봉된 영화들에 대해 "복고차원의 향수를 자극하고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색감과 특수효과 등 영화 전반적인 퀄리티를 높였다"며 "최근 로맨스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지 않는데 고전 원형에 가까운 영화들이 재개봉하며 기존 영화시장에서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채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개봉 영화는 소규모로 개봉되는 경우가 많고 IPTV 등의 부가 콘텐츠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위험부담이 적고 가성비가 높다"며 "앞으로도 기존 영화의 재개봉이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영화계의 재개봉 열풍과 관련해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관객들에게 꾸준히 회자되는 영화들은 향수를 자아내는 만큼 재개봉되고 있다"며 "IPTV나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으나 스크린으로 보고 싶어 하는 수요층이 꾸준히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영화들은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만큼 영화를 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4DX 영화로 재개봉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영화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극장들도 4DX를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관객들의 다양한 체험을 돕고 있다"며 "형식적인 측면의 새로움을 중점으로 재개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재개봉 영화의 수익성과 관련해선 "사실상 재개봉된 영화가 순위권에 안착한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도 "오래된 영화의 경우 IPTV로 넘어갔을 때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재개봉할 경우 높은 가격이 측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미 개봉했던 영화가 다시 스크린을 찾은 것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최근 영화계에서는 '노팅힐', '이터널 선샤인', '러브 액츄얼리' 등의 고전 영화 재개봉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올해에만 '기생충'을 비롯한 '패왕별희',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의 재개봉 소식이 이어졌다.

재개봉이 결정된 영화 대부분은 감독판 또는 4DX 등의 효과를 더해 기존 영화와 차별화된 전략을 꾀했다.

오는 4월 1일 개봉을 앞둔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은 기존 극장판 156분에서 총 15분이 늘어났다. 기존 영화에서 주인공 두지(장궈롱)의 어린시절과 장궈롱(장국영)의 세밀한 감정을 더 확인할 수 있는 대사와 장면 등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트릭스', '해리포터 시리즈' 등의 경우 4DX로 재개봉해 관객들에게 실감나고 섬세한 장면 연출을 선사한다. 기술적 개선을 통해 주요 장면들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눈, 거품, 바람, 안개 등의 풍부한 묘사가 더해져 판타지 장르의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4DX 효과는 관객들에게 주인공들의 활약을 생생하게 전할 뿐 아니라 관객들의 상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당시 "20년 전 영화임을 실감케 하는 건 노키아 휴대전화기 뿐"(shin****), "주인공이 맞을 때 나도 맞는 컷같고, 총 쏠때는 내 머리 옆에서 쏘는 것 같다"(fuck****)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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