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경기 사이클 등을 감안할 때 한국 증시가 하반기 내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기가 올해 4분기 정점에 이른 뒤 둔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률도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4일 ‘2018년 하반기 경제 및 자본시장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발표자로 나선 강현주 연구위원은 ‘저점→회복→확장→정점→둔화→침체’로 이어지는 경기순환 모델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가 4분기 정점에 이른 뒤 둔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위원은 “작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확장에 힘입어 한국 기업의 수출이 늘어났지만 내년에는 주요국 투자가 둔화하고 성장세도 꺾일 것”이라며 “하반기 국내 주식은 경기순환 국면을 고려할 때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 2.9%에서 내년 2.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당분간 경기 확장세가 지속돼 증시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이 미국 증시와 동조화를 이루는 경향이 있어 하락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기는 내년 4분기부터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백인석 거시금융실장은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차 축소를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의 금리 격차는 0.25~0.35%포인트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백 실장은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침체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며 “글로벌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정책 금리를 연내 2차례, 내년에 4차례 올려 최고 연 3.5%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해 4분기에 한 차례 올리고 내년에는 동결하거나 한 번 더 높여 연 1.75∼2.0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달러는 하반기 유럽의 통화정책 정상화 효과로 약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7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