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발표한 동명 웹소설(누적 다운로드 1219만 회)을 만화로 재구성했다. 판타지 장르인 까닭에 현실과 어긋나는 설정이 간혹 있다. 소설의 모티브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교수의 수기 ‘골든아워’였다. 외상외과의 현실은 정말 너무 갑갑하다. 절대 이뤄질 수 없을 듯한 소망을 창작물에서나마 속 시원히 표출해 보고 싶었다.”
이 작가는 “외상센터 의료진이 영웅처럼 보이는 건 그만큼 의료진의 희생으로 겨우겨우 지탱되는 그릇된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대형 병원에서 적자 원흉 취급을 당하는 외상외과 전공의는 교수가 되기도 어렵다. 존재조차 힘겨워진 외상외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웹툰으로 조금이나마 넓히고 싶다”고 했다.
소방관이 주인공인 웹툰 ‘1초’의 스토리작가 김신희 씨는 의무소방대에서 복무하며 교분을 맺은 현직 소방구급대원들의 조언과 현장 자료 지원을 받아 이야기를 쓴다. 그림작가 최광운 씨도 작업실 인근 소방서의 협조로 현장 이미지를 촬영해 디테일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소방관 독자들의 지지 댓글이 줄을 잇는다.
주인공은 ‘긴장하면 약간의 미래를 먼저 보는 능력’을 가진 소방관이다. ‘미리 알았다면 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회한을 숱하게 삼킬 수밖에 없는 소방관들의 심정을 짐작하게 만드는 설정이다. 최근 에피소드에는 참혹한 화재 현장에서 희생자의 시신을 마주한 소방관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사연을 다뤘다. 김 작가는 “소방관들의 치료를 위한 복지 시스템이 보다 실질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조선홍보대행사 조대박’은 업무 과실로 사면초가에 처했던 베테랑 홍보대행사 직원이 뜻하지 않게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담았다. 주인공은 동네 꼬마들을 정보원 삼아 소비자 수요를 분석한 뒤 장터에서 바람잡이들을 동원하고 한정판매 분위기를 조장해 ‘맞춤형 죽부인’을 대량으로 팔아치운다. 그 과정에서 현대의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소개한다. 김양수 작가는 “10여 년 동안 잡지 기자로 일하면서 홍보 담당자들을 자주 만났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이 직업군을 다룬 만화가 국내에 아직 없다는 사실을 알고 도전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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