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세계적 대유행에 크루즈선 '떠돌이 신세'…수십 척 배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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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7. 오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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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미주·유럽 여러 나라가 잇달아 국경과 항만을 봉쇄하면서 카리브해, 남미, 유럽 등지를 순항하던 크루즈선들이 '떠돌이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크루즈선 두 척이 카리브해 여러 항구에서 정박을 거부당해 공해상을 떠다니고 있습니다.

이 중 최소 한 선박에서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또 다른 크루즈선 두 척은 승객 중 코로나 확진자가 없음에도 모항인 푸에르토리코로 돌아가지 못해 뱃머리를 미국 마이애미로 돌려야 했습니다.

칠레와 브라질 당국은 코로나 양성 반응이 보고된 이후 더 작은 선박들에 대해서도 격리 조처를 내렸습니다.

크루즈선사협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에 영향을 미칠 일부 국가에 대해 입국금지령을 발표한 시점에 전 세계적으로 약 40척의 크루즈선이 해상에 있던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은 9만여 명에 달합니다.

미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을 모항으로 한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 크루즈는 스페인에서 정박이 거부됐습니다.

카니발 코퍼레이션이 모회사인 이 선사는 자사 소속 코스타 루미노사호에 탑승한 승객 3명이 케이맨 제도와 푸에르토리코에서 하선했는데 코로나 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승객 중 68세 남성은 지난주 사망했습니다.

호흡기 문제와 발열 증상이 있는 다른 승객 2명은 하선 조처에 따라 카나리섬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지난 5일 이 배에 66세 동갑인 부모가 탑승했다는 미 샌디에이고의 한 주민은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다. 탑승자들은 대부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어디에도 가지 말라'고 권고한 인구층에 속한다"면서 원래 여행을 취소할 계획이었는데 선사에서 환불 요구를 거절해 부모가 어쩔 수 없이 크루즈선에 탔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주민은 "그들이 더 오래 배에 머물수록 그만큼 아플 위험이 더 커진다"고 호소했습니다.

코스타 루미노사호는 현재 프랑스 마르세유로 향하고 있으며, 승객들은 배 안에서 선실에 격리된 상태입니다.

감염자가 있는 또 다른 크루즈선 브래마호는 카리브해에서 쿠바에 정박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선박은 승객 22명과 승무원 21명을 격리하고 있습니다.

5명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선사인 영국 프레드 올센 크루즈는 전했습니다.

남미에서도 실버씨 크루즈 소속 크루즈선 한 척이 브라질 헤시페 인근에 멈춰 서 있는데 입항이 거부된 상황입니다.

78세 캐나다 탑승객이 양성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며 당국이 헬기 편으로 해당 환자를 배에서 공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일부 크루즈선은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인 탑승객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입항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남극크루즈선 한 척이 아르헨티나 남부 해상에 있는데 2주간 해상에서 격리를 마칠 때까지 입항이 불허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로열 캐러비안 크루즈와 카니발 패시네이션 소속 배 두 척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정박이 거부됐습니다.

카니발 크루즈 선사 관계자는 "식량과 연료, 물, 생필품은 충분히 갖고 있고 자체적으로 즐길 거리 스케줄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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