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 “국경 봉쇄” 속출…발 묶인 한국인에 외교부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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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입국 제한’ 150곳으로 늘어나
현지 한국인들 “국제미아 된 심정”
정부도 특별입국절차 확대 검토
페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강제적인 사회적 격리 조치를 단행한 이튿날인 16일(현지시간) 수도 리마의 한 도로에서 군인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하며 국경을 아예 봉쇄하는 국가가 점차 늘고 있다. 갑작스러운 국경 봉쇄 발표에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의 발이 묶이는 경우가 늘어나자 외교부는 전세기 투입 등 자국민 귀환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에 나선 국가는 모두 150개 국가(지역)을 기록했다. 대구와 경북 지역을 포함해 한국발 입국자를 아예 금지한 곳은 90곳으로 늘었고,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예고한 곳도 17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예 모든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현지에서 발이 묶인 한국인도 덩달아 늘었다.

최근 페루 쿠스코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 남모(37) 씨는 지난 15일 오후 페루 정부가 갑작스레 국경 봉쇄를 선언하며 현지에서 사실상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애초 남미 주변국을 둘러본 뒤 귀국을 예정했던 남 씨는 페루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이동을 제한하며 예약해 뒀던 항공권마저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남 씨는 “지금 항공기 직항편도 거의 없고, 몇 개국을 경유해 귀국해야 하는 상황인데 갑작스러운 현지 정부 발표로 당황스럽다”며 “페루 정부의 발표 직후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전화했지만, 담당자도 상황을 모르고 있어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 ‘국제 미아가 된 느낌’이라고 말하는 등 불안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페루 정부는 지난 15일 오후 코로나19와 관련해 긴급 명령을 발령하며 15일 동안 페루 내 모든 사람을 의무 격리하고 이동을 제한한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현지 한국인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자 외교부는 “대사관을 통해 페루 내 체류 중인 우리 관광객들의 귀국 지원을 위해 정확한 관광객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전에 반복됐던 한국에 대한 선택적 입국 제한이 아니라 아예 국경 봉쇄 조치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각국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탓에 각자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루와 같은 남미 국가인 에콰도르는 모든 국제 항공·선박·육상교통을 중단했고, 아르헨티나도 한시적인 국경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남미뿐만 아니라 비교적 방역 상황이 좋은 캐나다도 오는 18일부터 미국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캐나다 입국을 금지한다는 강경 조치를 발표했다.

각국이 아예 국경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방역 대책을 펼치며 각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불편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외교부는 앞서 각국을 설득해 7~8개 국가로부터 기업인의 방문에 한해 예외 조치를 받는 데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국경을 아예 막는 국가가 늘어나며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한편, 우리 정부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 유럽 전역으로 확대 적용한 특별입국절차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 외에도 특별입국절차 적용 국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특별입국절차 확대에 맞춰 여행경보도 상향 조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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