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58년 만에 정단원 첫 해고...파격 징계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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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22.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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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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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위상 심각한 위해" 결단...일부 "징계 과도" 목소리도
자가격리 기간중 여행 일탈 공분...징계위 열린것도 이례적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립발레단이 창단 58년 만에 처음 정단원을 해고하는 징계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16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자체 자가격리 기간 내 특별지시를 어긴 단원 나대한(28)을 해고했다.

단원들의 부침이 적었던 국립발레단에서 자체 징계위원회가 열린 사례는 드물다. 2000년대 초반 폭행, 2000년대 중반 패션잡지에 상반신 누드 사진을 공개한 단원이 감봉 징계 등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징계위원회가 열린 것도 이례적이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정단원에 대한 해고 처분까지 내려진 것이다.

일부에서는 나대한에 대한 이번 징계가 과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낸다. 하지만 코로나 19라는 국가적 재난에 정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는 흐름에서 국립 기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징계 규정 중 국립발레단의 위상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 조항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발레단 윤리헌장 제2장 임직원의 기본윤리 제3조 2항에도 '임직원은 높은 윤리적 가치관을 가지고 개인의 품위와 발레단의 명예를 유지·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명시돼 있다.

1962년 창단한 국립발레단은 국내 손꼽히는 무용수 엘리트들이 국립발레단에 입단하고 있다. 현재 정단원은 70여명이다. 웬만한 해외 발레단 못지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고, 대우도 안정적이다. 이런 자가격리 사태로 실력뿐만 아니라 국립 단체에 소속된 예술가로서 책무 의식도 강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징계위원회에는 강수진 예술감독 겸 단장, 권영섭 사무국장 등이 참여했다. 평소 단원들에 대한 국립발레단의 간부진과 사무국의 애정은 잘 알려져 있다. 발레단 관계자는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하지만 강 감독 등이 속한 징계위원회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평소 단원들을 믿고 외부 활동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온 강 감독이라 더 안타깝고 실망감이 컸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중 사이에서는 국립발레단의 이번 해고 결정에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일부에서는 나대한이 재심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는 이달 안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발레단 위상에 이미 큰 타격을 준 상황이라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강 감독 명의로 공식 사과까지 한 상황이다. 악화된 코로나 19로 예민해진 국민 정서도 나대한에게 불리하다.

'댄싱 로맨스'를 표방한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썸바디'로 얼굴을 알린 나대한은 재작년 10월 국립발레단 신입단원 선발 오디션을 통해 입단했다.

한편에서는 징계와 별개로 마녀사냥하듯 나대한을 대하는 행태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와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간 것으로 알려진 여자친구인 플로리스트 A의 실명도 이번 사태로 거명됐다.

최근 민감한 상황에 자가격리를 어겼고, 게다가 최근 한국과 관계가 악화된 일본으로 여행을 간 것에 대한 공분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생활까지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행위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국립발레단은 자가격리 기간 행동 지침을 어긴 솔리스트 김 모 단원과 수석무용수 이 모 단원에 대해서는 각각 정직 3개월과 정직 1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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