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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몰아보기] ‘킹덤2’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아이즈 ize 글 권구현(칼럼니스트)

사진제공=넷플릭스




무려 1년 2개월의 기다림이었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전 세계가 애먹는 코로나19도 가장 현명하게 대처하며 ‘빨리빨리’ DNA의 위상을 드높인 나라다. 매주 방송되는 드라마에도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리냐”며 인터넷 게시판을 노크하는 건 기본, 그런 우리에게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은 약 60주의 기다림을 안겼다. 시즌제 드라마에 익숙하지 않은 대한민국 시청자에게 ‘킹덤’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공포였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킹덤 시즌2’는 김은희 작가의 예고대로 “피의 이야기”다. 역병에 걸려 태생적으로 피를 쫓는 좀비(생사역), 그리고 태생적으로 피로 인한 굴레를 쓰고 살아가는 전제 정치 국가의 인간들이 서로의 탐욕으로 강하게 충돌한다. 시즌1이 좀비들의 창궐로 인해 시각적으로 혈흔을 흩뿌렸다면, 시즌2는 인간사에 얽힌 혈연을 통해 혈향을 퍼뜨린다.

주인공 이창(주지훈)은 세자의 신분이지만 서자다. 대의를 앞세우고, 의리가 있으며,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올바른 군주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적통자가 아니라는 출신의 굴레는 그를 평생 괴롭혀왔다. 허나 그 또한 ‘왕족의 피’를 강조하는 인물, 결국 혈연의 고리 안에서 고민하고 해답을 찾으려 애쓴다.

중전(김혜준)은 국모의 신분이지만 여성이다. 조선의 실질적인 지배자 해원 조씨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원자를 낳지 못한다면 입지가 위태로운 풍전등화 신세다. 하여 아들에 집착한다. 결국 가짜 원자를 만들어내며 왕족의 피를 기만하지만, 자신의 아들은 적통자라며 서자인 이창을 찍어 내린다. 피의 아이러니가 만들어낸 괴물인 셈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조학주(류승룡)는 조선 제일의 세도가이지만 왕족이 아니다. 그래서 왕족의 피라는 고리를 끊고자 역심을 품지만, 그 또한 해원 조씨라는 혈통에 집착한다. 가짜 원자를 두고 “해원 조씨의 핏줄이 아니라면 의미 없다”며 선을 긋는다. 권력보다 더 혈연을 더 우위에 두는, 피의 의미를 가장 잘 알고 실천하는 존재가 바로 조학주다.




김은희 작가가 전하는 ‘피’에 대한 메시지는 강렬하다. 하지만 쉽고 친절하다. 이는 시즌2부터 새로이 연출로 투입된 박인제 감독의 공이다. 시즌1이 김성훈 감독의 연출 아래 스피디한 좀비의 활약으로 장르물의 입지를 구축했다면, 시즌2는 웰메이드 팩션 사극의 느낌으로 시청자들을 이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집중하며 느긋한 속도로 이야기 전개에 집중한다.




달리는 속도를 늦추자 배우들의 연기에도 숨통이 트였다. 대사를 읊어내기 급급했던 시즌1에 비해 한결 여유가 생겼다. 최고의 수혜자는 배두나다. 20년 차 배우에게 때아닌 연기력 논란을 선사했던 시즌1이었다. 시즌 2에는 사극 톤에도 적응한 듯, 극중 유일하게 피의 굴레에 관계없이 인간을 먼저 대하고 자신의 의지로 걸어가는 ‘서비’를 잘 연기했다.




시즌1에서 뭇매를 맞았던 김혜준의 연기도 일취월장했다. 시즌2에서 중전은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만약 시즌1과 비슷한 수준의 연기를 펼쳤다면 시즌2의 퀄리티는 보장받지 못했을 터다. 김혜준은 신예로서 감당하기 힘들 수준의 비난에 주저앉지 않고, 그를 자양분 삼아 연기로 승화시켰다. 최고의 연기라기엔 부족하지만 최선의 연기였다는데 이견을 보이기 힘들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김은희 작가에 대한 찬사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영화 ‘기생충’의 대사를 빌어 김은희 작가는 계획이 다 있었다. 좀비물과 스릴러, 그리고 사극을 하나로 엮는데 존재했을 무수한 설정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시즌1에서 다양한 떡밥으로 존재했던 많은 물음표는 시즌2를 통해 빠짐없이 느낌표로 전환된다. 그리고 END(끝)가 아닌 AND(그리고)로 새로운 시즌을 암시한다.

‘생사초’가 어떻게 죽은 자를 되살리고, ‘생사역’은 왜 전염이 되며, 그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가 밝혀진다. 또한 세자의 일행 중 내통자가 누구였으며, 3년 전 상주 사건과 안현 대감(허준호)의 비밀도 공개된다. 그리고 작품 말미 ‘생사초’의 또 다른 비밀을 암시하며, 새로운 인물 ‘아신’과 함께 전지현을 내세운다. 아직 제작 발표도 나지 않은 ‘킹덤 시즌3’에 목매게 하는 최고의 엔딩 요정 탄생이다.




이미 김은희 작가는 “시즌 10까지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공포 속에 “아무리 끔찍한 병도 막을 방도가 있다”는 ‘서비’의 대사와 함께 ‘킹덤’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지가 언급하는 등 현실 반영 드라마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상황. 과연 넷플릭스는 김은희 작가의 큰 계획에 동참할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앞으로의 제작 기간을 또 어찌 기다려야할 것인지, 여러모로 행복한 걱정을 안기는 ‘킹덤’이다.

권구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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