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후 극장가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진다. 영화 신작 개봉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자, 극장가는 예전 흥행 영화를 재개봉해 상영관을 채우는 고육지책을 폈다. 그럼에도 관객의 발걸음을 모으지 못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조사한 입장권 통합전산망 결과를 보면, 3월 첫주(2월 29일~3월 1일)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28만6990명이다. 2019년 3월 첫주(2019년 3월 2일~2019년 3월 3일) 130만4065명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대 최저 수치다.

극장가는 영화 신작 개봉 일정이 미뤄지자 3월 2주부터 예전 흥행 영화를 재개봉해 상영관을 채웠다. CJ CGV는 ‘말할 수 없는 비밀’과 ‘ 어바웃 타임’, ‘살인의 추억’ 등 예전 흥행 영화를 스크린에 걸었다.

롯데시네마는 ‘비긴 어게인’과 ‘레미제라블’, 메가박스도 ‘겟 아웃’,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재개봉했다. 하지만, 3월 둘째주(7일~8일) 관객수는 23만778명으로 도리어 20%쯤 줄었다.

코로나19 한파에 신음하는 극장가. / 차주경 기자
코로나19 한파에 신음하는 극장가. / 차주경 기자
급기야 3월 셋째주(14일~15일) 관객수는 19만1414명에 머물렀다. 입장권 통합전산망 조사가 시작된 2004년 3월 둘째주(2004년 3월 13일~2004년 3월 14일) 관객수 23만8261명보다도 적다. 특히 3월 15일 일요일 관객수는 불과 8만9085명뿐이었다. 일요일 관객수가 10만명을 밑도는 것은 2004년 이후 16년만이다.

극장가는 개봉 일정이 지연된 기대작에 희망을 건다. 디즈니 ‘뮬란’, ‘온 워드 : 단 하루의 기적’, 마블 ‘블랙 위도우’ 등이 상영 일정을 조율 중이다. 흥행작 재개봉도 이어간다. CJ CGV는 ‘분노의 질주 : 더 익스트림’ 4DX, ‘히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19일 재개봉한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신작 개봉 전까지 흥행작 위주로 기획전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양성 영화 및 한국 소형 영화는 예정대로 3월 안에 개봉 예정이다. 상영관 내외부 방역을 철저히 실시해 관람객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