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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외치는 의료진 17일 오전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비상대책본부 응원 메시지 앞에서 근무를 마친 의료진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구=뉴스1 |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대구 코로나19 환자는 6098명, 경북이 1169명이다. 전체 환자의 87.3%에 해당한다.
대구 지역 환자수는 지난 18일 1명에서 시작해 나흘 만에 200명을 넘었고, 다시 닷새 뒤 1000명을 돌파했다. 4배가 늘어 환자가 4000명을 넘는 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경북 지역 환자수도 지난 9일(1107명) 1000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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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11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경북지역에서는 요양시설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봉화 푸른요양원에서 58명, 칠곡 밀알사랑의집 27명, 경산 서린요양원 24명, 경산 제일실버타운 17명 등이다.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전국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게 됐다. 이날까지 신천지와 연관된 사례는 5016건에 달한다.
신천지대구교회, 청도대남병원의 감염원에 대한 조사는 한 달째 진행 중이다. 방대본은 법무부를 통해 중국 출입국 기록이 있는 신천지 신도를 파악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일부 난관에 부딪힌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검·경 등의 인력이 포함된 역학조사지원단이 구성된 만큼, 이것에 대해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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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대구교회. 뉴시스 |
한 달여간 이어진 코로나19와의 사투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모습이다. 대구·경북 신규 환자는 지난 12일 이후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에서 의료진, 자원봉사자, 구호물품이 몰려들어 대구·경북에 힘을 보탠 덕분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를 잘 따른 시민의식도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 됐으며 손 씻기, 얼굴 만지지 않기, 음식 덜어먹기 등도 생활로 스며들었다. 자발적 고통 덜기도 등장했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낮췄고 음식점주들은 음식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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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경기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뉴스1 |
권 부본부장은 “1월20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뒤 30명의 사례를 찾아내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지금 하루에 한 지자체에서 30건 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면서 계속해서 개인위생 수칙,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는 “현재 수준의 개인위생 수칙 준수 등이 몇 개월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종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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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17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감염예방수칙 미준수 종교시 설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 발동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장 예배를 강행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교회 관련 확진자가 50명을 돌파했다. 추가 확진자 중에는 서울과 경기 의정부에서 생수를 배달하거나 구급차를 운전하는 등 대면접촉이 빈번했던 사람도 있어 해당 지역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의정부시 송산동에 사는 34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지난 1일 은혜의강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남성은 증상 발현 후 확진 때까지 12일간 서울 북부와 경기 남양주 일대를 돌며 생수를 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천시 상동에서도 이 교회 확진자의 60대 남편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성남시 수정구 은행2동에 사는 14세 청소년과 충남 천안시의 25세 남성, 서울 동작구 사당1동의 53세 여성도 감염됐는데 모두 은혜의강교회 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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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교회 신도 총 4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성남시청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부천 생명수교회 확진자의 가족인 50대 남성도 추가 확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의왕시에선 집단감염이 발생한 군포 페인트업체의 직원 남편이 자가격리 10일 만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까지 26명의 확진자를 낸 성남 분당제생병원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분당제생병원의 첫 확진자였던 76세 남성의 부인으로 자가격리 중이던 62세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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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부천시 소사본동 생명수교회 예배실 입구가 자물쇠로 잠겨 있다. 뉴스1 |
한편 경기도는 은혜의강교회를 포함해 수원 생명샘교회, 부천 생명수교회처럼 도내 교회에서만 7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이날 방역지침을 위반한 교회 137곳에 대해 ‘밀집집회’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신천지예수교회를 제외한 종교시설에 내려진 첫 행정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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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
이진경 기자, 대구=김덕용 기자, 성남=오상도 기자, 전국종합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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