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41도 넘는데 병원에서 돌려보내…" 대구 17세 소년은 왜 숨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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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9. 오전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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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13일 오전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코리아빌딩 앞 선별진료소에서 구로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진을 위해 방호복을 입고 있다./사진=뉴스1

대구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던 17세 A군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A군은 생전 수차례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고, 유전자 검사에서만 일부 양성 소견이 나와 보건당국이 사후 검체 검사에 들어갔다.

A군의 부모는 코로나19 검사 결과에 상관없이 증상이 매우 위독했기 때문에 A군이 곧바로 치료를 받았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17세 소년…일부 유전자 검사만 코로나19 '양성'


12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인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스1

19일 보건당국과 영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11시15분쯤 영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17세 청소년이 숨졌다.

그는 입원한 날(13일)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이튿날 2차례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14일 2차례, 16일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일부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나와 질병관리본부의 추가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숨졌다.

방역당국은 검체 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를 판명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음성이었다가 양성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미결정이라고 판단돼 재검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됐다면 '사이토카인 폭풍'이 원인?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A군의 직접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다. 다발성 장기부전이 온 환자는 폐렴이나 신장염, 후두염 등을 일으키는 균 등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패혈증을 일으키거나, 호흡기관을 포함해 몸속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숨질 위험이 매우 높다.

A군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 물질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나와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장기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져 사망으로 이어진다.신종플루와 조류인플루엔자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반응의 과잉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은 젊은 층에서 발생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세 부모 "열이 41도 넘는데 코로나19 아니라는 이유로 돌려보내"


코로나19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이 가운데 A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군의 부모는 아들이 41도가 넘는 고열이 났고 폐에 염증이 있는 등 위독한 상태였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B씨는1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열이 41도가 넘는데 코로나19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냥 집에 돌려보냈던 경산중앙병원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중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신천지도 아니다"라며 "경산중앙병원에서 아들이 폐에 염증으로 위독하다고 판단했음에도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집으로 돌려보내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0일 약국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밖에 나가 1시간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한 뒤 이날 밤 발열 증상을 보였다. 12일 체온이 41.5도가 나왔고 경산중앙병원은 "선별진료소가 닫아 검사는 다음 날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다음달 경산중앙병원 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와 폐 X선 촬영을 한 결과 폐에 염증을 발견했다. 의사의 진료에 따라 A군은 약을 먹으며 집에 머물렀다.

이후 A군은 상태가 심해지자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치료를 받다 18일 숨졌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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