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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은 노원구민들의 휴식처다. 등산로도 험하지 않은데다 올라갈 수 있는 코스도 제법 다양한 편이어서 찾는 사람이 늘 많다. 나 또한 틈나는대로 자주 부담없이 찾는 편이다. 코스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30분 거리, 1시간 거리, 2시간 거리 등등. 주변이 아파트 밀집지역이어서 주민들도 많기에 주말엔 사람들 뒤통수만 보고 가야 할 정도로 등산 인구가 많다.

소나기 쏟아진 후의 수락산 도솔봉과 산아래로 펼쳐진 아파트 물결
▲ 수락산 소나기 쏟아진 후의 수락산 도솔봉과 산아래로 펼쳐진 아파트 물결
ⓒ 송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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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해서 산을 오르는 맛도 있고 중간중간 전망대처럼 시원하게 트인 곳도 있어서 눈맛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곳이다. 내려와서는 먹자골목으로 이어지니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이 한끼 식사하고 한 잔 해도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편한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디자인도시니 뭐니하면서 길가의 간판들까지도 정비가 돼서 일단 시각적으론 안정되어 있다. 등산로 역시도 대대적인 공사를 해서 근린공원처럼 편의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등산로 관리도 잘 된 편이다. 산을 오르면 기분이 좋아진다.

소나기와 우박이 한바탕 쏟아지더니 유리알처럼 맑은 하늘과 티끌없이 깨끗한 산을 보여준다
▲ 수락산 소나기와 우박이 한바탕 쏟아지더니 유리알처럼 맑은 하늘과 티끌없이 깨끗한 산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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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로프도 생겼고 나무계단도 생겼다. 산은 낮아도 암벽이 많아 위험한 곳들이 있는데 그런 곳에는 쇠막대를 박아서 실족하지 않도록 해놓았다. 귀임봉엔 전망대까지 꾸며놓아 주변경치를조망할 수도 있고 가쁜 숨을 돌리고 쉬어갈 수도 있게 해놓았다.

중간중간 벤치도 여러군데 해놓아 아픈 다리 쉬어가게 해놓기도 했고 가끔은 이곳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진 사람을 보기도 한다. 표지판도 나름 군데군데 해놨는데 사실은 이 표지판이 문제다.

숨을 몰아쉬며 표지판을 보곤 거리를 가늠하며 쉬어야 할지 좀 더 힘을 내야할지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 이틀 전 오랜만에 수락산에 올랐다. 범바윗골이라 불리는 한신빌라 옆 굿당을 지나쳐 오솔길로 오른다.

15분 정도 가파르게 오르면 수락산보루 3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5코스라 불리는 등산로로 오른다. 여기서 정상까지 4.6Km라고 표시되어 있다. 귀임봉까진 금방이다. 평지같다. 능선따라 걷는 길이 산책길처럼 아늑하다. 여기까진 평지 같아서 쉬지 않고 걸어도 숨이 차지 않다.

수락산 등산로가 9개 코스가 설명되어 있고  그 주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5등산로로 갔는데 거리표시에 일관성이 없었다.
▲ 수락산 등산로 수락산 등산로가 9개 코스가 설명되어 있고 그 주에 파란색으로 표시된 5등산로로 갔는데 거리표시에 일관성이 없었다.
ⓒ 노원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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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등산로에 주요코스에 대한 안내가 있는데 간략하다.
▲ 수락산 등산코스 안내도 9개의 등산로에 주요코스에 대한 안내가 있는데 간략하다.
ⓒ 노원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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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임봉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본다. 날씨가 좋긴 하지만 이젠 본격적 여름날씨같다. 귀임봉에 내려와 능선으로 5분쯤 걸으면 당고개 갈림길 표시가 되어 있고 3.7㎞라 씌어 있다. 다시 15분 정도 걸어가면 바위밑샘경유라는 표지판이 나오면서 갑자기 정상까지의 거리가 확 줄어 있다. 정상까지 2.3㎞.  산길 1.4㎞가 이렇게 빨리? 내 발에 모터라도 달렸나?

너무 갑자기 줄어든 것이 이상하다. 그런데 이번에 더 이상하다. 분명히 앞으로 진행을 했는데 노원골갈림길이라 표시된 표지판에는 2.4㎞라 표시된 게 아닌가? 내가 뒷걸음질이라도 쳤단 얘긴가?

노원구청에서 간단하게나마 실어놓은 등산로 안내도에도 노원골갈림길에서 정상까지 2.3㎞라고 씌어 있다. 조금 더 가면 또다시 1.7㎞라 표시되어 있어 정신이 없다. 좀 더 올라가면 학림사 갈림길이라는 표지판에 정상까지 1.8㎞가 표시되어 있다.

왼쪽사진은 노원골 갈림길표지판으로 정상까지 2.4Km라 표시되어 있고 ㅇ른쪽 표지판은 표지판 서있는 위치도 안씌어 있고 정상까지 1.7Km라고 씌어 있다.
▲ 노원골갈림길 표지판 왼쪽사진은 노원골 갈림길표지판으로 정상까지 2.4Km라 표시되어 있고 ㅇ른쪽 표지판은 표지판 서있는 위치도 안씌어 있고 정상까지 1.7Km라고 씌어 있다.
ⓒ 송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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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거리를 가늠해보고 시간을 측정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였다. 이정표 나오면 반갑구나 하며 잠시 쉬기도 하고 숨을 고르기도 한다. 정상 쪽에는 표시도 잘 안 되어 있다. 물론 바위를 타고 가는 능선에 잘 되어 있다는데 불안해서 우회를 해서 가는 사람들에게 1.8Km 지점부턴 표시가 없다. 여러 번 가봤는데도 헛갈려 지나가는 사람에게 몇 번씩 물어서 확인을 해가며 정상까지 올랐다.

왼쪽 표지판엔 학림사갈림길에서 정상까지 1.8km라 씌어 있다. 오른쪽 표지판엔 정상까지도 도솔봉 귀임봉까지도 아무런 표시가 없다.
▲ 학림사 갈림길 표지판 왼쪽 표지판엔 학림사갈림길에서 정상까지 1.8km라 씌어 있다. 오른쪽 표지판엔 정상까지도 도솔봉 귀임봉까지도 아무런 표시가 없다.
ⓒ 송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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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서 있는데 아무리 봐도 알 수가 없다. 산을 오를수록 정상까지의 거리가 가까워져야 하는데 거리표지판이 제각각이다. 거리가 안 맞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정상쪽으로 진행을 해서 갔는데도 오히려 숫자가 줄어든 게 아니라 더 커지는 거다.

분명 같은 진행 방향에 있는데 거리가 멀어졌다 가까와졌다 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엔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거리가 확 줄어 있기도 하다. 표지판도 몇 차에 걸쳐서 세웠는지 세울때마다 주관부서가 달랐는지 표지판이 2가지로 되어 있다. 한 가지는 초록색 표지판에 노란 글씨로, 또 한가지는 나무에 흰색 글씨체다. 조금만 확인해봤으면 그런 실수는 안 나올텐데.

내심 그 까닭이 궁금하여 수락산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물어봤다. 이정표에 현위치가 안 써있는 것들이 많고 어떤 곳은 분명 일직선상에 있는 직진코스인데 온 거리보다 더 멀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표지판도 2가지가 공존해 있어 헛갈린다고. 처음에는 그럴 리 없다고 하더니, "확인해보겠다"고 한다.

부디 이제라도 확인을 잘 하셔서 열심히 산을 올랐는데 더 멀어져 기운 빠지게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수락산, #등산로,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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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과 감동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조로 삼으며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움이 주는 설레임을 추구하고 무디어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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