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못 걸러낸 감염자 잇따르자, 모든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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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9.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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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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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검역 당시 증상 없다가
지역사회서 발병에 특단조처 고민
서울 하루 확진 12명중 6명 해당
엿새간 검역과정서 확진 17명
파리에서 출발한 비행기 탑승객들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유입을 막으려고, 외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입국자가 스스로 엄격하게 자가격리를 실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19일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 적용 대상을 모든 입국자로 확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국외에서 입국한 사람의) 자가격리 의무화를 포함한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검역에서 무증상으로 통과된,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사람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무화’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국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이들한테 “14일 동안 외출을 자제해달라”며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요청했다.

실제로 입국자가 공항 검역 과정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지역사회에 들어온 뒤 증상을 나타내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3~1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했다 귀국한 펜싱 선수들의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충남도는 이날 여자 펜싱 국가대표 30대 선수(36)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자 펜싱 국가대표 선수가 확진된 것은 울산, 경기 남양주시에 이어 세번째로, 이들은 모두 헝가리 대회에 다녀왔다. 대한펜싱협회는 이 대회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선수단과 지도자 등 30여명을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조처했다.

서울에선 이날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은 12명 가운데 절반인 6명이 국외 입국자로 파악됐다. 동작구에서는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30대 부부가 귀국 다음날 증상이 나타나 확진됐고, 마포구와 광진구, 강남구 등에서도 유럽 유학생과 여행자들이 입국 이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이날 추가 확진자가 2명 나왔는데, 유럽을 다녀온 20대와 스위스인이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금까지보다 좀 더 강도 높은 대응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특별입국절차를 ‘일반화’해, 이날 0시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시행했다. 그동안 정부는 특별입국절차 적용 대상국을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본토와 인접 국가인 홍콩, 마카오 등을 시작으로 국가별 위험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확대해왔다. 13~18일 국외에서 들어온 내·외국인 가운데 검역 과정에서 감염이 확인된 이는 모두 17명이다.

국외 유입에 따른 감염이 늘면서 공항 검역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7일 인천공항 검역소는 41일 동안 유럽을 여행하고 입국한 30대 남성(30·대전 중구)이 코로나19 유사 증상을 밝혔으나, 검체 검사만 하고 격리는 하지 않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했더니 검역소 쪽은 ‘격리실이 다 차서 그렇게 됐다’고 했다. 공항 검역소가 뚫리면 지역 감염이 확산할 우려가 높으므로 공항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입국절차를 처음 적용한 지난달 4일부터 이날 0시까지 인천공항 검역소의 격리시설을 이용한 이는 모두 844명이라고 중대본은 밝혔다.

노지원 송인걸 김광수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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