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 간 경기도 구리시의 서울아산내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17번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 간 경기도 구리시의 서울아산내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7번째 확진자가 발병 이전에 서울역 북창동순두부와 광나루역 인근 편의점 이마트24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리시는 5일 국내에서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을 받은 38세 남성의 이동경로를 공개했다.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17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18~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업무 관련 콘퍼런스를 다녀왔다. 지난달 24일 귀국해 공항철도를 타고 오전 11시47분께 서울역에 내린 뒤 이곳에 있는 '북창동순두부'에서 식사를 했다.

이후 26일 오후 7시께 열이 나 한양대 응급실에 갔으나 단순 발열로 확인돼 같은 날 오후 9시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복귀했다.

다음 날인 27일 오후 2시8분께 집에서 택시로 자택 인근 삼성서울가정의원에 방문해 오후 3시12분께 구리종로약국에서 약을 처방을 받은 후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29일엔 '이삭토스트 구리장자못점'과 인근 '프리마트'를 방문했다.

지난 3일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구리 서울아산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인근 수약국과 본죽도 들렸다. 같은 날 오후 8시15분 서울 광나루역에 도착해 편의점 이마트24 광나루역점을 들른 뒤 95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이날은 싱가포르 행사에 참석한 말레이시아인이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통보받은 날이다.

이에 4일 택시를 타고 오후 12시30분에 한양대구리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다음 날인 5일 오전 3시께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에서 양성 판정 통보를 받고 같은 날 오전 7시 30분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보건당국은 17번째 확진자는 귀국 후 구리 시내 의원과 병원을 다녀올 당시 국내에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 분위기가 있는 데다 몸 상태가 좋지 않자 가족을 비롯한 외부 접촉을 최소화한 것으로 일단 파악했다.

보건당국은 이날 오전 이 남성이 다녀간 구리시 내 의원 2곳을 곧바로 폐쇄 조치하고 의원과 병원 관계자를 상대로 접촉 여부 등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17번 확진자, 서울역 '북창동순두부'에서 밥 먹고 구리 갔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