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을 통해서든 아니면 중국을 다녀온 자국민을 통해서든 아무튼 중국으로부터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 그 시작인데 결과적으로 잘 알려진 것처럼 이탈리아는 초동대처에 완벽하게 실패했고 위기가 현실화 되었을 때에도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사태가 악화된 것입니다. 이는 종교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

이탈리아는 이제 일일 확진자 증가율이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대신에 그동안의 혼란으로 인해 의료체계의 마비 상태가 와서 사망자가 늘어나고는 있지만요. 그러나 만일 북부지역이 지금처럼 확진자 증가세가 계속 둔화되고 중남부 지역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잘 막아낸다면 아마 이탈리아도 곧 힘든 시기를 넘기게 될 겁니다. 문제는 다른 유럽 국가들이 되겠죠.

​

이탈리아 뿐만이 아니라 다른 유럽국가들에서 이렇게 빨리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건 이 사람들의 문화 탓이 크다고 봅니다. 워낙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정부에서 하는 말을 잘 안듣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탈리아처럼 문제가 심각해지고 나서야 자기자신 챙기기 위해서라도 말을 듣기 시작하죠. 지금도 한국 사람들이 짜증내며 하는 말이 "쟤네는 왜 아직도 마스크 안 써?"인데 원래 마스크라는 것을 평상시에 쓰지 않는 사람들이라 마스크 구하기도 힘들고 서로 불편해 하기 때문에 안쓰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는 겁니다. 여기에 플러스! 공무원들의 근무 자세도 한국과는 크게 다릅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경우 한국에서는 - 실제로 공무원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는 별개로 치고 - 시민들의 '공복(公僕)'이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이곳 공무원들은 그냥 회사원입니다. 단지 고용주가 정부라는 것이 차이일 뿐이죠. 한국에서와 같은 사명감을 요구하기 힘듭니다.

​

이런 것들이 뒤섞이면서 정부는 정부대로 대응이 느려지고, 그나마 내려온 정부의 방침은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잘 수용해주지 않으니 일종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뒤늦게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그 탓에 이미 감염이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에서 대응을 하려니 피해가 속출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자율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통하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라도 이동 통제를 하게 되는데 적어도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현재 이 통제만큼은 잘 따라주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