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어머니께 쓴 편지...13일 모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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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4. 오후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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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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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의 모친인 구호영 여사가 13일 오후 별세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찍은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의 모친이 13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88세.

경기도는 13일 이 지사의 모친인 구호명 여사께서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소천 하셨다고 밝혔다. 빈소는 성남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 직원들에게 “어머니께서 만 88세를 일기로 영면하셨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어머니를 기억하시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가족장으로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며 “공무와 정무에 바쁘신 분들과 저를 사랑하시는 분들께서는 마음으로만 조문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조화도 사양하고자 하오니 너른 이해 부탁 드린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모친의 별세 와중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경기도 공무원 여러분께 부탁 드린다”며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해달라. 감염병 예방을 위해 최대치의 행정력을 유지해주시기 바라며, 비서실 통해 수시로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애써주시는 경기도 공직자와 의료 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이 지사의 뜻에 따라 식당 등은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해 방명록 작성과 발열검사, 손 소독제 비치, 마스크 의무 착용, 문상객 간 대화 및 신체접촉 최소화 등 방역수칙을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모친은 그 동안 노환으로 이 지사의 동생 집에 머물다 건강이 악화 돼 지난 12일 군포 지샘병원으로 이송,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이 지사는 그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적어왔다. 어머니가 별세하면서 이 지사가 과거에 쓴 편지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모친인 구호영 여사가 13일 오후 별세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부인과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 지사는 2014년 1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에 ‘어머니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 글에는 그 동안 갈등을 빚던 형(고 이재선씨)과의 일을 언급하며 “이제 아픈 기억 좀 잊고 편히 지내시나 했는데 이 못난 아들이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어머님이 가장 마음 아픈 일이 또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말았다”며 “아무리 잘 하려 해도 결국 자식은 어머니 가슴에 못이나 박는 철부지일 뿐인가 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어릴 때부터 유독 저를 귀여워해주셨던 어머니, 어떻게 한들 어머니 마음 상처를 다 아물게는 못해드리겠지만 그래도 넷째가 좀 더 노력하겠다”며 “은혜 만분의 일이라도 갚을 수 있도록 부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셔 만 주세요.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모친인 구호영 여사가 13일 오후 별세했다. 이 지사가 대학 입학식 때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앞선 2013년 12월 29일에는 ‘호랑이의 콧 털 건드리는 며느리’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의 부인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글에서 “시어머니 눈도 제대로 못 맞추는 새색시였던 아내가 이제 나이 50세가 다 되다 보니 간이 많이 부었나 보다”며 “식구들 식사자리에서 좋은 남편 낳아줘서 고맙다고 공치사 하더니 급기야 시어머니의 얼굴을 쓰다듬기까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시대 모든 부모들이 그러했듯이 우리 어머님도 7남매 키우느라 너무 고생하셨다”며 “가까이 있을 때는 귀한 줄 잘 모른다. 돌아가신 후 슬퍼하지 말고 살아계실 때 잘 모셔야지요”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모친인 구호영 여사가 13일 오후 별세했다. 이 지사가 대학 입학식 때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가장 최근인 2018년 5월 도지사 예비후보 당시에는 “제 어머님은 고된 밭일에 약 장사까지 하면서 힘겨운 삶의 무게를 견디며 7남매를 키웠다”며 “공장 프레스 사고로 비틀어져 버린 제 왼팔을 보고, 마당에 물통을 엎어놓고 공부하던 저를 보고, 그렇게 말없이 흘린 어머니의 눈물, 저는 다 기억조차 할 수 없는데 해드린 것이 없는 것 같다”고 회고한 적도 있다.

이 지사 모친의 발인은 오는 15일 오전 8시다. 유족으로 이 지사를 포함해 4남 1녀를 두고 있다. 이 지사는 돌아가신 형과 누이를 포함, 7남매 중 넷째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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