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 종교집회 조치 적극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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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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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도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지자체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기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회가 휴일 실내예배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예배 자제를 강력히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주말을 앞둔 이날 "많은 교회가 (예배 자제에)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예배를 열겠다는 교회들이 적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종교집회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취하고 있는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면서 "중앙정부도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지자체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교회를 위한 집단감염 방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며 "이를 지키지 않거나 위험성이 있으면 (폐쇄 등) 행정명령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기도는 이 지사의 지시에 따라 감염 예방수칙(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교회 137곳에 밀집집회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한 종교집회로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교회에 방역과 치료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예배를 자제시키려는 강력한 행동을 취하는 것과 관련해 중앙정부가 손 놓고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휴일 예배에 대한 문 대통령의 걱정이 크다는 것이자, 예배를 자제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100명 아래로 떨어졌는데, 주말을 넘어 계속 줄어들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성남의 한 교회와 대구 요양병원의 집단 감염으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모두가 안타까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일은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교회도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이 기로에 선 상황에서 일부 교회가 주말에 실내 예배를 강행함으로써 다시금 방역이 어려움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사례를 언급했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1일과 8일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 참석한 신도 13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한 결과 19일 현재 총 49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15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 부부 등 6명, 이들과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과 지인을 합하면 교회와 관련한 확진자는 총 66명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6일의 경우 신규 확진자 84명 중 은혜의 강 교회 관련 확진자는 46명이었다"고 말해 실내 예배를 자제했다면 신규 확진자 수는 훨씬 더 줄어들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신규 확진자 수가 80명대로 떨어지는 등 코로나19 방역이 분수령을 맞이했다"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대통령으로서 고심 끝에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메시지가 종교의 자유에 반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두고도 "예배 자제는 신도와 이웃,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온라인 예배 등 다른 형태를 권하는 만큼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역은 최선의 경제대책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불교가 법회, 천주교가 미사를 중단한 데 이어 많은 교회가 주말 예배를 온라인으로 하는 등 종교계 노력에 감사하다"면서 "큰불을 끄고 잔불을 잡아가는 방역 상황에 일부 교회가 돌발 변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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