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경찰 전국 단위 수사-SNS 업체와 공조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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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23. 오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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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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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
경찰청, 국외 IT기업과 공조 시도
검찰도 일선에 “엄정 대응” 지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건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텔레그램 등을 활용한 성착취물 생산·유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경찰도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11일 <한겨레>가 인천 지역의 한 고등학생이 텔레그램 ‘공식 링크(Link)방’을 운영하며 1천편 이상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했다고 보도하자 인천지방경찰청은 이튿날 피의자를 특정해 지난달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엔(n)번방’에서 파생된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와 공범 등을 붙잡았다. 서울지방경찰청 역시 지난해부터 ‘박사방’을 수사했으며 지난 16일 ‘박사’로 확인된 핵심 피의자 조아무개(26)씨를 붙잡아 19일 구속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엔번방을 최초로 만든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대화명 ‘갓갓’을 추적하고 있다. 이에 지난 22일 기준으로 경찰이 검거한 엔번방 관련자는 모두 124명이고 이 가운데 18명이 구속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이버성폭력팀이 있는 전국 지방경찰청이 모두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텔레그램에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본사 소재를 파악하는 등 투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1월부터 사이버안전국 산하에 6명 규모의 ‘글로벌 아이티(IT)기업 공조전담팀’(전담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전담팀은 페이스북 등 국외 아이티기업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금융범죄, 성폭력범죄 등이 발생했을 경우 용의자의 인적사항 등을 요청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텔레그램과 비슷한 형식으로 성착취물을 유통하고 있는 게임 전용 모바일 메신저 ‘디스코드’에 자료 협조가 가능한지 문의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디스코드 쪽은 ‘미국 수사당국이 요청한다면 정보 제공을 고려하겠다’는 취지의 답신을 보내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신이 직접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에스엔에스에서 성착취 동영상을 올려보라고 하거나 보내라고 요구했다면 교사·방조범으로 조사할 수 있다”며 “(운영자나 유포자 외에도) 최대한 수사를 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김관정)도 지난 20일 전국 일선 검찰청에 업무 연락을 통해 “향후 성 착취 불법 영상물 유포 관련 수사·공판 과정에서 사건처리 기준 등을 철저히 준수해 관련 범죄에 엄정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정환봉 임재우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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