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 악재까지 겹친 콜롬비아가 52%로 시총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미국 증시의 시총도 30.8% 감소했다. 지난달 19일은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3386.15)를 기록한 날이다. 뉴욕 증시는 그 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추락을 거듭했다.
국내 증시 시총은 37.9% 줄었다. 코스피는 20일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걸 반영해도 한 달 새 지수가 -29.1%나 빠졌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로 범위를 넓혀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휴대전화 및 관련 부품 업종이었다. 70개 종목에서 두 달간 121조952억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가 116조1123억원이다.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 115개 종목에서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시총이 35조1768억원가량 줄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격히 내리면서 저가 매수 타이밍을 노리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변동성이 너무 커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부터 3월 18일까지 선진국 주가지수 변동성은 1.91%로 금융위기 전후 시기(2008년 9월 20일∼2009년 1월 20일) 2.40% 이후 가장 높았다. 주가지수 변동성은 전일보다 주가가 얼마나 급락·급등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코스피만 해도 19일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19일 8% 넘게 급락했다가 19일 미국과 주요 신흥국간 통화스와프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7.4% 급등했다.
바닥 판단도 쉽지 않다. 일단 전 세계 각국은 쓸 수 있는 정책 대응 카드를 모조리 꺼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많이 닮았다. 기업의 신용 위험은 금융위기 당시보단 덜하다는 평가지만 실적은 더 장기간 나빠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코로나19가 얼마큼,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지 가늠이 쉽지 않아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가 2008년 4분기보다 좋지 않다”며 “가격 조정이 상당히 진행된 건 맞지만, 금융위기처럼 향후 2~3단계의 고비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 마스크 쓰면 코로나 안 걸릴까?
▶ 내 돈 관리는 '그게머니' / 중앙일보 가기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