孑孑單身 원산항에서 헤어져서 부산에 떨어진 고아의 신세가 아니다. 모든 권세를 가진 대한민국 대통령의 현재 신세다. 남편도 없고,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는데, 이제 부하도 없다. 웬 아녀자가 프리 패스로 청와대를 드나들며 관저에서 잤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수는 어렵다.

민주당 문재인이 대통령 후보로서 부동의 1위 반기문에 처음으로 앞섰다. 트럼프가 힐러리에 앞선 것과 같다. 이때를 놓칠세라 박원순이 박 대통령 하야를 들고 나왔다. 야당에 문재인 만이 아니라 박원순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박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진격나팔을 불어댄다. 김무성, 유승민, 진념 모두 박 대통령에 충성했던 사람들이나, 이제 아무도 대통령 옆에 설 사람이 없다. 새누리당은 해체 수준의 自中之亂이다. 

후보 시절 대변인으로서 누구보다도 박 대통령에 근접했던 전여옥이 나섰다. 입이 걸기로 유명한 그녀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제일 먼저 경고한 사람이 나다.’고 하는 것이다. 정무수석으로 대통령의 중국 순방에서 심지어 first lady로 불렸던 조윤선도 ‘나 몰라라’한다. 대통령의 주위에 있던 그녀도 대통령을 獨對한 적이 없다고 한다. ‘피보다 진한 물이 있다’고 처절하게 토해냈던 지만도 큰 누나에 정이 떨어졌을 것이다. 믿었던 왕실장 김기춘도 김병준 총리 인선에 간여한 바가 없다고 한다.

야당은 정권을 껍질을 벗기지 않고 집어먹으려 한다. 심지어 정치를 떠난다고 했던 손학규까지 끼어들고 있다. 박지원이 ‘문재인은 대통령 당선된 것인 지 착각하고 있다’고 경고를 보낸다. 추미애 대표 등은 노무현 탄핵에서 당했던 분노를 갚으려 온갖 험한 말을 다 쏟아 낸다.

안종범 전 수석이 ‘모든 것은 검찰에서 답하겠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기업인들이 나를 보고 돈을 냈겠느냐? 수석비서관으로서 대통령의 지시, 의향을 전달했을 뿐이다. 이번 게이트에서는 둘이 문제인데, 하나는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으니 공동정범인 다른 하나도 어떤 방식으로든 조사를 받는 것이 맞는 게 아니냐는 국민 여론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모두 지난 일에 몰두할 뿐 앞으로 사태를 수습하기에 정신을 돌리고 있지 않다. 박지원이 한마디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탈당, 여야 합의에 의한 총리 지명, 거국내각의 구성이다.

돌아가는 것을 보니 만만치 않음을 눈치 챈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사퇴하겠다고 하면 끝장이다. 이런 사태를 예견했는지 황교안 총리가 이임식을 연기했다. 평생을 관료로서 살았고 헌법재판소에서 통진당 해산이라는 쉽지 않은 판결을 받아낸 剛氣의 법무장관으로서 혼자 할 바를 하고 있다.

헌정사상 대통령 하야는 두 번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허정 과도정부를 남기고 하야했다.  최규하 대통령은 의욕이 넘친(과도하게?) 군부가 있었다. 지금은 누가 있는가?

국기문란, 국정농단, 이 모든 것의 칼날은 박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이제 그녀는 孑孑單身으로 국민, 역사, 그리고  아버지 앞에 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