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끝없는 내리막…결국 바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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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24. 오전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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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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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집계 하루 최소 관객
2만명대로 곤두박질…지난달 24일부터 평지 보이지 않아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한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 영화관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끝없는 내리막에 결국 바닥을 찍었다. 영화관 하루 관객 수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통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극장을 찾은 관람객 수는 2만5873명이다. 역대 최소 관객인 2004년 3월29일의 2만6750명보다 877명 더 적다. 실정은 16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다. 2004년 집계에는 전국 영화관 70%만 참여했다. 스크린 수도 220개(1163회 상영)에 불과했다. 현재 운영되는 스크린 수는 이보다 약 18.7배 많은 4124개(6731회 상영)다.

거듭된 부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기인한다. 영화관은 확진자가 서른 명에 그친 지난달 17일까지 근근이 살림을 꾸려 갔다. 진정세를 보이는 듯했던 지난달 15일(63만258명)과 16일(58만2285명)에는 하루 관객이 50만명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부터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달 24일 7만명대(7만7118명)로 급감했고, 지난 9일 5만명대(5만1615명)로 추락했다. 지난 16일~19일 나흘 간 3만명대에서 맴돌더니 결국 2만명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영진위 집계에서 2만명대에 머문 날은 이날을 포함해 엿새뿐이다.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한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 영화관이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반등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한국영화는 물론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까지 속속 개봉일을 연기했다. 기대작으로 분류된 ‘사냥의 시간’은 전날 넷플릭스와 동행을 발표하기도 했다. 홍보·마케팅에 13~15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에 인터넷 영상 제공 서비스로 환승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사태마저 진정될 기미가 없어 한동안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영화관은 두세 명이 대관하는 수준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전체 좌석판매율이 고작 2.3%다. 좌석 1만석 이상을 확보하고 판매율 3%를 넘긴 영화는 ‘어바웃 타임(3.7%)’과 ‘트루먼 쇼(3.6%)’ 두 작품뿐이다. 각각 2013년과 1998년에 상영되고 이번에 재개봉됐다. 그나마 있는 신작들이 거의 힘을 쓰지 못해 오래 전 영화들을 다시 상영하는 형국이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관들은 운영마저 애를 먹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좌석을 절반씩 없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인비저블맨’은 가장 많은 관람객 5909명을 모았다. ‘1917(4671명)’과 ‘다크 워터스(2350명)’, ‘정직한 후보(1313명)’,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1024명)’은 그 뒤를 차례로 이었다. 재개봉 영화 중에서는 ‘스타 이즈 본’이 가장 많은 889명을 동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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