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SWOT 분석

③이재명

김한솔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53)>

“이재명이 만들고 싶은 나라는 바로 아무도 억울한 사람이 없는 공정한 나라입니다”(1월23일 출마선언문 중)

19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

19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

■S(강점·Strength)

이재명 성남시장(53)의 강점은 빠른 판단력과 활발한 소통능력이다. 이 시장은 야권 대선주자들 중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첫 번째 촛불집회부터 참석한 유일한 후보다. 매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며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설 때 이 시장은 기성 정치권보다 먼저 그에 반응했고, 속 시원하게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뜻의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 자릿수던 지지율도 급상승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된 뒤 일부 지지율이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야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2위를 지키고 있다. 민심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쉬운 언어로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은 이 시장의 강점이다.

‘기득권과의 대결’을 상징하는 이 시장의 가난했던 삶과 가족사 등 인생역정 역시 변화를 열망하는 민심의 흐름과 맞물려 이 시장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이 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이 소년 노동자로 일하던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 마당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이곳은 12살부터 어머니 손을 잡고 학교 대신 공장에 출근했던 빈민소년 노동자의 어릴 적 직장”이라는 말로 출마선언을 시작한 이 시장은 “저의 모든 판단과 행동과 정책은 제 삶의 경험과 가족 이웃의 현실에서 나온다. 약자의 희생으로 호의호식할 수 없었고, 빼앗기지 않고 누구나 공정한 환경에서 함께 잘 사는 것이 저의 행복이기 때문에 저는 저의 행복을 위해 싸웠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A4 용지 6장 분량의 출마선언문 중 약 1장 가까이 ‘가족에 대한 소개’가 포함됐다. 출마선언장에는 휠체어를 탄 노모 등 이 시장의 가족들도 함께 했다. 이 시장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누님, 청소회사 직원 둘째형님,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동생 등을 열거했다.

대선 출마선언을 하며 가족들과 함께 인사를 하는 이재명 성남시장

대선 출마선언을 하며 가족들과 함께 인사를 하는 이재명 성남시장

■W(약점·Weakness)

가족 문제는 이 시장의 약점이기도 하다. 큰형 내외와의 불화와 형수 욕설 파문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다. 이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먼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정면돌파’를 택했지만, 욕설 파문은 이 시장에게 늘 따라붙는 꼬리표다.

대중의 인기에 힘입어 포퓰리즘에 기댄다는 비판도 있다. 이 시장은 29세 이하와 65세 이상의 국민, 농어민과 장애인 2800만명에게 ‘기본소득’ 연 100만원을 ‘지역화폐(상품권)’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95%의 국민이 혜택을 보는 ‘국토보유세’를 만들어 전 국민에게 30만원씩 토지배당을 시작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재명의 뉴딜성장정책’이다. 이 시장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포퓰리즘’ 비판에 대해 “저는 포퓰리즘 이야기를 들으면 불효자가 효자인 형제한테 ‘너 왜 부모한테 잘 보이려고 그래’ 하는 걸로 들린다”고 말했다.

경향신문과 신년 인터뷰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

경향신문과 신년 인터뷰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

■O(기회·Opportunity)· T(위협·Threat)

탄핵 정국 당시 18%까지 올랐다 하락한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않은 채 1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큰 상황에서 ‘문재인 대세론’의 고착화는 이 시장에게 가장 큰 위협 요인이다.

이 시장측도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릴 때를 기회로 본다. 이 시장 스스로도 끊임없이 “대세론은 없다”고 강조한다. 이 시장은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의 돌풍을 누가 예상했느냐”며 “2002년 1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의원들은 43.4%가 상대후보를 지지했고 노무현 지지는 11.5%에 불과했지만, 노무현은 경선에서 국민과 함께 대세론을 꺾었고, 이회창 대세론도 넘어 본선을 승리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 측은 여권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잇단 구설도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반 전 총장의 여러 야권 주자들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문 전 대표를 대항마로 내세운 것인데, 반 전 총장이 예상보다 그리 강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면 문 전 대표의 대세론도 한풀 꺾일 수 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문재인 대세론은 곧 반기문 대세론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Today`s HOT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황폐해진 칸 유니스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아름다운 불도그 선발대회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페트로 아웃 5연승한 넬리 코르다, 연못에 풍덩! 화려한 의상 입고 자전거 타는 마닐라 주민들 사해 근처 사막에 있는 탄도미사일 잔해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