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를 놓고 한 차례 충돌했던 검찰과 법무부가 정권 핵심 인사 기소를 앞두고 또다시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이 28일 이성윤 지검장에게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에 대해 기소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작년 11월 말 울산지검에서 넘겨받은 이번 사건의 수사 내용과 관련자 사법처리에 관한 의견을 이날 이 지검장에게 보고했다. 수사팀은 백 전 비서관과 송 시장, 송 전 부시장 등 사건 핵심 관련자는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3일 수사팀 교체에 앞서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혐의가 짙은 피의자를 우선 기소한 뒤, 교체될 수사팀에 후속 수사를 맡기겠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은 각종 증거를 정리한 뒤 수사를 이어가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어 수사팀과 의견을 같이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또다시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 비서관 기소 때처럼 수사팀이 윤 총장 지시에 따라 이 지검장 결재 없이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전결로 기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팀이 기소를 서두른 까닭은 다음달 3일 친(親)정부 인사로 수사팀이 교체됨에 따라 수사 동력이 자칫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이날 전국 66개 검찰청에 검찰 사건처리 과정에서 “부장회의 등 내부 협의체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위원회를 적극 활용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고 오후 7시25분께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 지시로 최 비서관 기소가 이뤄진 것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