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서 감방으로…"악마의 삶 멈춰줘 감사" 뻔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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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25. 오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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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방 운영` 조주빈 檢송치

목보호대 하고 머리엔 반창고
경찰 조사중 자해로 경상 입어

檢, 디지털성범죄 특수팀 가동
윤석열 총장 "반문명적 범죄"

사진소지 n번방 참여자 자수


25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25)가 세상에 얼굴을 처음 드러내며 밝힌 입장은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였다.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조씨는 이날 오전 8시께 목에 보호대를 하고 이마 위쪽에 반창고를 붙인 채 경찰서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같이 말했다. 목 보호대와 반창고는 조씨가 경찰에 붙잡힌 후 조사받던 중 자해해서 생긴 경상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조씨에게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조씨가 검찰에 송치됨에 따라 향후 조씨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조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총 7가지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특히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부터 불법 거래를 일삼고 유명인에게 협박·사기를 했다는 혐의가 있다. 아울러 박사방 운영을 도왔다고 알려진 공무원 등 관련자 조사도 필요하다. 검찰이 조씨 여죄를 조사하기 위해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면 조씨 기소는 4월 둘째 주께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등 성착취물 불법 영상물 유포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47·사법연수원 31기)이 총괄수사팀장을 맡았고 김욱준 4차장검사(48·28기)가 지휘한다. 수사팀에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강력부, 범죄수익환수부, 출입국·관세범죄전담부 등 4개 부서에서 검사 9명과 수사관 12명이 투입됐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60·23기)이 일선청에 '이번 사건(박사방 사건)과 같은 인권유린 범죄는 우리 모두에 대한 반문명적·반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대응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씨 외에 불법 성착취물 촬영 공유 범죄를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이날 경찰청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현판식을 열었다. 특수본은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현판식에서 "성착취물 제작자와 유포자는 물론이고 가담·방조한 자 전원을 모든 역량을 투입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불법행위자는 엄정 사법 조치하고 신상 공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사방' 운영진 중에는 경남 거제시청 8급 공무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는 지난 1월 경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자 그를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조씨를 송치한 만큼 관련 범죄 시초 격인 'n번방'의 최초 운영자 '갓갓'을 체포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경북지방경찰청은 갓갓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확보했다. 아울러 경찰은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와 함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불법 공유방과 그 운영자를 잡아내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씨 변호를 맡기로 했던 법무법인 오현의 A변호사는 그의 변호를 맡지 않기로 했다. 그는 이날 사임계를 제출했다. 사임 이유는 조씨 가족과 상담한 내용과 실제 사실관계가 크게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고소한 여성에게 보복해 달라고 조씨에게 청탁한 박사방 일당도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강 모씨의 특가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n번방 참여자들에게도 파장이 번지고 있다. 전남 여수시에 사는 A씨(28)는 25일 경찰에 자수해 "텔레그램을 통해 익명의 인물로부터 340여 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아동·청소년음란물 소지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김희래 기자 / 박윤균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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