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도민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재난기본소득’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부정적 의견을 표했던 장덕천 부천시장이 이틀 만에 사죄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장 시장은 26일 이 글에서 “내부적으로 사전에 개진했으면 좋을 제 의견을 외부로 표출함으로 인해 속도가 필요한 정책들이 영향을 받아 조치가 늦어질 우려가 생겼다.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 잘못이다”며 자신의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장 시장은 그러면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도 제가 지지하는 정책 중 하나다. 그리고 단체장 모두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어렵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다. 빨리 정책이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그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 시장은 또 “제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관해 올린 글로 인해 많은 혼란이 발생한 것 같다”며 “코로나19 대응과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에 대응하기에도 바쁜 상황에 바람직하지 않은 논쟁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제 의견을 올리면서 파장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대처는 속도가 생명이다.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1360만 도민에게 지급하는 1조3600억원의 재난기본소득은 한시라도 빨리 ‘병들어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고 아우성인 도민들에게 지급하고 지역화폐로 소비시켜 중소상공인들과 기업의 매출을 늘려줘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부천은 협의 단계에서 의견을 낸 것이 아니라 도와 의회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확정 발표한 사안을 공개 반대하며거부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며 “재난기본소득은 시급을 요하는 만큼 거부하는 지자체를 우선 제외하는 것으로 검토했었지만, 부천시가 입장을 바꿨으므로 31개 모든 시·군에 재난기본소득이 신속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장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 글로 논란이 불거지자 전날 오후엔 페이스북에 “도 차원의 지급에 대한 협의가 완료된 것이므로 시장으로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관련된 더 이상의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천시는 빠른 지급과 그 효과가 최대화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앞서 지난 24일 “재원의 한계로 일부 취약계층에만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봤지만, 모두가 어려운데 복지정책도 아닌 경제정책에서 세금을 더 많이 낸 사람을 제외하는 이중차별을 할 수 없었다”며 도민 전체에게 1인당 10만원씩의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경기도는 부천시장의 공개 비판은 재난기본소득의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반격하고 나섰다. 도는 급기야 25일 다음 달 중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주기로 한 재난기본소득을 부천시민은 빼고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에 착수했었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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