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_가해자면_너는_XX다" 조주빈에 뿔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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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26.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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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박사' 조주빈을 태운 차량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자 조씨를 규탄하는 여성들과 정치인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미성년자 등 여성 성 착취 영상이 제작·유포된 이른바 'n번방' 범죄에 강력 처벌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적잖은 반작용도 나타나고있다. 피해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는 움직임을 조롱하며 여성혐오를 재생산한다는 지적이다.

26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N번방 안 본 남자들 일동'을 자처하는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내가_가해자면_너는_창녀다'라는 해시태그가 공유되고 있다.

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검정색 배경의 이미지에는 "남성들이 뭐 XX(욕설), N번방을 내가 봤냐 이 X창녀(성매매 종사 여성을 지칭하는 은어)들아"라며 "대한민국 창녀가 27만명이라는데 그럼 너도 사실상 창녀냐"고 적혀 있다. 한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진 'n번방 안 본 남자들 일동'의 성명서다.

n번방 사건에 대한 비판과 연대 움직임이 남성 전체를 '잠재적 가해자'로 일반화해 '남성 혐오'를 불러일으킨다는 시각이다.

아역배우 김유빈이 SNS에 공유한 이미지 /사진=김유빈 SNS
아역 뮤지컬배우 김유빈(16)도 지난 24일 이 이미지를 페이스북 스토리에 공유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김유빈은 "'내 근처에 XX 있을까봐 무섭다' 이거랑 다를 게 뭐냐고"라고 덧붙였다. 김유빈은 전날 사과했지만 이날까지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인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트위터 계정 'N번방 옹호발언 박제소'(@koreanmenbulls1)는 포털 뉴스 댓글이나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서 n번방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발언을 찾아내 게시하고 있다.

이 중에는 "한 순간의 실수로 신상공개까지 한다는 것은 'X오바'('과도하다'는 뜻의 은어)"라거나 피해자를 향한 "자기 옷 벗은 것 돈 받고 파는 것도 불법" 등의 반응이 있다. n번방에 공유 영상의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촬영했다' '성적으로 문란했다'는 근거없는 비난이 깔린 시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이 미성년자 등 피해 여성을 양산한 'n번방' 사건의 본질을 가리고, '성 대결'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남성들의 정조는 고려 않고 여성의 정조만 중시해 '성적으로 일탈한 여성은 도구화해도 된다'는 남성 우월주의적 사고가 만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또 n번방 사건에 대한 비판을 '남성 혐오' 확대 해석하는 일부 네티즌들에 대해선 "n번방에 대한 비판을 접하면서 (자신을) '최악의 남자'와 동일하게 취급받는 건 싫다고 구분짓는 심리도 읽힌다"고 덧붙였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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