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 이전에 발생했던 주요 팬데믹을 총 4건으로 추렸다(이 중 WHO가 공식 팬데믹을 선언한 건 홍콩독감과 신종인플루엔자). 그중에서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 사망자 수가 무려 2000만~5000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장 심각했던 팬데믹이다. 스페인 독감은 재생산지수(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가 1.2~3.0으로 상당히 높았던 데다, 치사율도 2~3%나 됐다.
가장 최근의 팬데믹은 2009~2010년 멕시코에서 미국을 거쳐 전 세계로 퍼진 신종인플루엔자이다. 신종인플루엔자는 치사율이 0.02%로 사망자 수는 1만8500명이었다. 유아와 청년층의 피해가 많았고, 치사율은 떨어지지만 오래(16개월) 이어졌다.
하나는 팬데믹이 선언되긴 했지만 3~4월 중 정점을 맞고 빠르게 진정되는 시나리오다. 가장 온건하고 희망적인 전망이다. 이 경우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0.2~0.5%포인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분석기관은 이를 반영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이미 0.2~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두 번째는 중간 수준의 팬데믹이 올 하반기까지 진행되는 경우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약 전 세계 GDP의 1.3%포인트, 규모로는 1조1000억 달러(약 1326조원)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세 번째 가장 심각한 시나리오는 스페인 독감처럼 팬데믹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경우다. 월드뱅크는 과거 논문에서 이런 경우 전 세계 GDP가 최대 5% 줄어든다는 전망을 내놨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자체 분석을 통해 최악의 경우 세계 GDP 성장률이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8~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먹는 충격이다.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가 전 세계 동시다발로 발생하지 않고 군집이동식으로 발생하는 점, 사스·메르스보다 잠복기가 긴 점, 백신·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은 점을 볼 때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글로벌 연계성이 높은 상태에서 대인 기피증(소셜 포비아)이 과거 질병보다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치사율이 높고 경제적 충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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