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패닉 걸린 대한민국…칭다오·하얼빈 안마신다 "코로나맥주는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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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04.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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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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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편의점서 칭다오·하얼빈·코로나 맥주 매출 감소
칭다오, 편의점 1위 수입 맥주 타이틀 내려놔
중국 맥주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하락세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차이나포비아(중국 공포증)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칭다오', '하얼빈' 등 중국산 맥주와 엉뚱하지만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멕시코 맥주 '코로나(Corona)'를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3일 A 편의점에 따르면 지난달 칭다오·하얼빈·코로나 맥주 매출은 각각 전달 대비 15.1%, 18.5%, 23.8%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칭다오와 코로나 맥주는 각각 46.3%, 19.3% 줄었다. 하얼빈 맥주의 경우 지난해 판매를 하지 않아 비교할 수 없다.

다만 B 편의점에서는 칭다오와 하얼빈 맥주 매출이 전달 대비 각각 5.2%, 3.2% 줄었지만 코로나 맥주는 18% 늘었다. 하얼빈 맥주를 취급하지 않은 C 편의점에서는 칭다오 맥주 매출이 14.3% 줄어든 반면 코로나 맥주는 2.6% 소폭 증가했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답이 나온다. 바이러스와 명칭이 같다는 이유로 코로나 맥주를 기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각종 패러디물이 제작되는 등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맥주는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의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려왔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2억8088만 달러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그간 맥주 수입액은 본격적인 수입이 이뤄진 2000년 이래 2009년을 제외하면 지속해서 증가했다.



수입 맥주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일본 맥주의 약세에서 비롯됐다. 2018년 맥주 수입액의 4분의 1을 차지한 일본 맥주(7830만 달러)는 지난해 반 토막(3976만 달러)이 났다. 지난해 7월부터 전개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탓이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바로 중국 맥주. 중국 맥주 수입액은 2018년 4091만 달러에서 지난해 4346만 달러로 증가해 수입 맥주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는 칭다오 맥주가 이끌었다. 칭다오 맥주는 국내 수입 맥주 1위 브랜드로 위상을 떨쳤지만 올해는 1위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에서는 이미 수입 맥주 1위 타이틀을 내려놨다.

편의점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중국 우한 지역인 까닭에 중국 맥주를 기피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칭다오 맥주를 수입, 판매하는 비어케이 역시 대외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다. 차이나포비아가 기승을 부리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반감만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에는 '코로나 맥주 바이러스', '맥주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검색어가 늘어나는 등 바이러스와 맥주를 연관 짓는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재밌다면서 코로나 맥주 구매를 하는 반면, 일부는 절대 사지 않겠다는 의향을 보여 판매량을 예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맥주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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