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머니]현대차·롯데 자사주 사는 CEO…주가 바닥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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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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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는 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꾸준히 주식을 사 모았습니다. ‘애국개미’, ‘동학개미운동’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왔습니다. 애국개미 말고도 폭락 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회사의 대주주나 경영진들입니다. 회사의 경영진들도 애국개미 운동에 동참한 걸까요?

셔터스톡
#하루에만 자사주 397억 매수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9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23일 하루에만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식 397억원어치를 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샀다.

=금융사 경영진도 발 빠르게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23일 자사주 21만1000주(68억원 상당)를 샀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4만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5000주),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6000주) 등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 이유는 주가 부양과 책임 경영이다. 주가가 쌀 때 매입해 지분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 주가 흐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바닥은 경영진이 안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보통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할 때 자사주를 사기 때문이다. 향후 회사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임병권 연구원의 ‘경영자의 마켓타이밍 능력과 자사주 취득’ 연구에 따르면 경영진은 자사주를 저가에 매수했고, 매수 후 장기 성과(주가 상승)가 좋았다. 임 연구원은 “기업의 자사주 취득 행태를 토대로 실제의 저평가된 기업을 선별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의 자사주 매입도 호재
=경영진 본인이 아닌 회사가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르게 된다. 게다가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향후 주가 상승의 여력도 커진다.

=다만 시설 투자 등이 아닌 자사주 매입에만 돈을 쓰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성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있다.

동물 의약품 업체 이글벳 주가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매수만 했을까?
=주가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할 때 대주주나 경영진이 주식을 대량으로 팔 때도 있다. 특히 회사의 장기실적 개선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주의 경우 경영진의 매도 후 주가가 급락하기도 한다.

=코로나19 때는 오공, 체시스의 경영진이, 돼지 열병, 반일 테마주 열풍 때는 이글벳, 모나코 등의 경영진이 주식을 처분했다.

=신라젠도 지난해 7월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영진이 주식으로 대량으로 팔아 하루 만에 11% 넘게 하락했다.

#샀는데 주가는…
=대주주가 대량으로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3~4월 이마트 주식 14만주(241억여원)를 매입했다. 매입 첫날 주가는 17만2000원이었지만, 이마트 주가는 그해 연말 12만원까지 떨어졌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세다.
현대자동차가 공시한 '임원ㆍ주요주주 특정증권등 소유상황보고서'. 정의선 부회장이 25일 주당 6만8646원에 현대차 주식 28만5517주를 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주 매입 확인하려면
=보통 자사주 매입 사유로 책임 경영 등을 내세우기 때문에 포털 등에서 자사주 매입만 검색해도 관련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전자공시사이트인 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대주주 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된다.

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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