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없는 공천"…잡음 커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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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5.01. 오후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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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소동에 중앙당사 항의 방문
호남선 "추미애 대표, 오만" 비판
김태균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구청장 예비후보가 1일 중앙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사진=김태균 예비후보 캠프 제공)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을 전략공천하면서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경선을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은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며 추미애 대표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자해소동은 물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후보도 나온다. 호남지역에서는 추 대표를 향해 “오만해졌다”는 비판도 들린다.

김태균 중구청장 예비후보는 1일 민주당 중앙당사를 항의방문해 “공천이 원칙없이 진행됐다. 경선을 도둑맞았다”며 시위를 벌였다. 김 후보는 “저를 포함해 경선을 준비하던 8명의 예비후보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랑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선 성백진 서울시의원은 추 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를 찾아와 커터칼로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추 대표는 국회 밖으로 피신해야 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서울 중구청장 후보로 서양호 두분정치전략연구소장을, 중랑구청장 후보로 류경기 전 서울시 부시장을 전략공천했다.

민주당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1월 개정된 당헌당규에 따르면 △상대 당 후보전략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필요하거나 △공천신청자가 없는 지역 △경쟁력이 약한 후보자의 단수 신청 지역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 지역 △심사 및 경선과정에서 법률상 문제가 발생한 지역 등에 대해 전략공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와 중랑구의 경우 전통적인 민주당 약세지역으로 판단했고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경선이 과열될 경우 ‘집안싸움’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반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복수의 경선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특정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한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수십년간 지역에서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은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중앙당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략공천 받고 있다”며 “지자체장 후보를 이런식으로 결정하면 누가 열심히 당 활동을 하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한다고 말했는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의 오랜 기반인 호남에서 이러한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 전남 신안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이 지난달 27일 군수 후보로 추 대표 비서실 부실장 출신인 천경배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당내 경쟁자였던 임흥빈 예비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적폐공천을 발표한 민주당 중앙당은 앞으로 누구를 향해 적폐를 운운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호남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추 대표가 지지율에 취해 오만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당원과 군민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실상 군수를 결정한 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발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전략공천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몇몇 지역을 경선지역으로 확정했다. 울산 남구청장, 경기 안양시장, 전남 목포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앞서 결정된 전략공천 지역에서 재심청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민주당은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전략공천 문제가 불거지자 경선으로 전환해 후보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결정하더라도 지역위원회와 함께 검토하는 절차를 거친다”며 “최고위와 당무위를 거쳐 꼼꼼히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천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며 “재심 등 후속절차가 마련돼있기 때문에 잡음으로 보는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조진영 (liste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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