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부부의 세계'에 쏟아지는 기대와 관심이 뜨겁다.

27일 첫 방송된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가 시작부터 강렬하게 휘몰아치며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첫 방송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6.3%를 기록하며 역대 JTBC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데 이어 28일 방송된 2회는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단 2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BBC 드라마 '닥터포스터'를 원작으로 한다.

■4년 만에 복귀한 김희애

'부부의 세계'는 방송 전부터 김희애가 4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김희애는 극 중 자수성가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로 분한다. 평온한 가정과 남편의 변함없는 사랑,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 지역사회에서의 지위와 명성까지 가졌지만 이 행복에 균열이 시작되면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첫 방송부터 김희애는 예민하게 감정의 본질을 꿰뚫으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입증했다. 김희애의 연기력으로 '부부의 세계' 첫 회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완벽한 행복을 누리던 지선우가 남편을 의심하고 배신의 실체를 확인하며 변모하는 감정을 치밀하게 쌓았다.

불안과 의심, 찰나의 안심 뒤에 찾아온 참혹함, 그러면서도 쉽게 부부의 세계를 끝낼 수 없는 현실적인 감정까지 내밀하게 풀어냈다. 감정의 밑바닥까지 하강하며 온도를 낮춘 김희애의 감정선은 4년 만에 돌아온 이유를 입증했다.

특히 김희애가 작은 의심에서 피어나 평온했던 감정을 예리하게 풀어내며 날카롭고 뜨거운 감정의 양면을 흡입력 있게 풀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 파격적인 19금 편성

전례 없는 19금 편성도 '부부의 세계'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 앞서 '미스티'와 '바벨' 등이 4회까지 19금 편성을 하기도 했지만 6회까지 19금 편성을 한 건 '부부의 세계'가 처음이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모완일 PD는 "부부간의 이야기고 설정 자체가 가볍게 볼 설정이 아니다"라며 "19금이라는 게 연출이나 폭력성의 기준은 아니고 연기하는 데 연기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리얼해 보여서 15세 느낌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 오히려 긴장감 있고 심각하게 보였다"라고 19금 편성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6회까지는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승부해보고자 했고 진짜 감정으로 표현하기 위해 10세 이상으로 방송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부부의 세계'는 총 16부작 중 절반에 가까운 6회 분량을 청소년관람불가로 파격 편성하며 초반 시선 끌기에 성공했다. 드라마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편성이기에 더욱 차별성을 높였다.

■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불륜

'부부의 세계'가 불륜이라는 소재를 파격적이지만, 더욱 기민하게 그려냈다는 점도 초반 화제를 끌어내는 데 충분했다. 특히 첫 회는 김희애가 박해준의 외도 상대를 찾기 위한 과정에 스릴러 적 요소를 가미했다.

극 중 지선우는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머플러에서 우연히 긴 여자 머리카락을 발견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려 했지만 자신의 환자이자 미스코리아인 엄효정(김선경)이 비슷하자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후 아들 이준영(전진서)의 학교에 마중 나갔다가 아들의 친구 윤노을(신수연)의 엄마 장미연과 우연히 만나게 됐다. 장미연은 영화감독인 남편 이태오의 조감독으로 함께 출장까지 다녀온 사이였고 머플러 속 머리카락과 비슷한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더욱 예민해졌다.

이러한 이유로 지선우가 머플러에서 발견한 머리카락 색깔로 주변 사람을 의심하는 감정선을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됐다. 의심하고 이태오의 뒤를 쫓는 과정에서 긴장감은 한층 높아졌다.

이러한 연출은 지난해 방송된 SBS 'VIP'에서 비슷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극 중 장나라가 남편 이상윤의 불륜녀를 찾는 과정을 스릴 있게 그려내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가 총 16부작으로 진행되는 동안 불륜녀 찾기와 이를 둘러싼 반전이 계속됐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는 1회에서 일찌감치 불륜녀의 정체를 공개했다. 불륜 상대를 찾는 것보다 복수의 틀 안에 사랑의 민낯과 관계의 본질을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불륜이라는 흔한 요소를 내세웠지만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엔딩으로 다음 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이처럼 '부부의 세계'가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엔딩, 밀도 높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지만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원작으로 인해 결말을 예측할 수 있지만 모완일 감독이 "(원작은) 부부의 많은 얘기를 하지만 정말 다이렉트로 다 보여주는 경우가 없다. 틀에 갇혀 얘기하고 얕은 부분만 얘기하는데 한국에서 리메이크하면서 부부와 관련해 정말 깊은 부분까지 보여주고 싶었다. 원작보다 깊게 들어갈 것"이라고 원작과의 차별점을 말한 바 있다.

이에 리얼한 부부의 이야기로 JTBC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의 기록을 가진 'SKY캐슬'(23.7%,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 버금갈 만한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JTBC '부부의 세계' 포스터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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