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탄생]이은하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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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01. 오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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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라도 내리는 봄날이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박인수와 이은하가 부른 ‘봄비’가 그것이다. 같은 제목, 다른 곡이지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좋은 노래들이다.

배우 이병헌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불러 이은하의 곡이 최근 들어 더 유명해졌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그때 그날은 그때 그날은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서로가 울면서 창밖을 보네/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어 가슴 적시네.”

이 노래는 원래 동명의 MBC 주말극 주제가였다. 1979년 방영된 드라마 <봄비>는 이정길, 김자옥, 이효춘 등이 출연한 애정극이었다. 남편을 여의고 수예점을 하고 있던 여인에게 배신하고 떠났던 옛 애인이 성공한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드라마를 집필한 이희우(2019년 작고)가 노랫말을 쓰고, 김희갑이 작곡했다.

당시 이은하는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밤차’ 등을 히트시키면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아코디언 연주자였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어린 나이부터 밤무대에 섰던 이은하는 타고난 가창력으로 허스키하면서도 솔풍의 창법을 구사했다. 1970년대 가요계의 한편에 귀엽고 발랄한 혜은이가 있었다면, 한편에는 탁월한 가창력에 무대 장악력까지 갖춘 이은하가 있었다. 이은하는 이 노래를 부른 이후에도 본인이 작사한 ‘아리송해’와 장덕과 함께 작업한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등 많은 히트곡을 내놨다.

그러나 그는 1990년대 이후 아버지의 사업실패, 본인의 투병으로 인해 굴곡 많은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는 사실은 ‘봄비’를 이은하보다 잘 부르는 가수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오광수 부국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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